원·달러 환율, 전월말 대비 50원 넘게↑
조기 금리인하 기대 '급랭' 여파
중동·대만 등 지정학 리스크도 상존
맥 못 추는 엔화, 위안화도 원화 절하시켜
조기 금리인하 기대 '급랭' 여파
중동·대만 등 지정학 리스크도 상존
맥 못 추는 엔화, 위안화도 원화 절하시켜

[파이낸셜뉴스] 연초부터 원화가 주저앉고 있다. 지난달 말 1280원대까지 떨어진 환율이 올해 들어서만 50원 넘게 오르며 1350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짐과 동시에 중동과 대만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하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삼중고'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하 컨센서스가 조성된 만큼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서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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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금리 인하? 너무 앞서갔다" 기대감 다시 후퇴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한 것도 피봇(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미국의 지난해 말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7099억달러로 전월보다 0.6% 늘어났다. 이는 예상치(0.4%)를 웃돈 결과로 지난달 수치(0.3%)보다 상승폭이 두 배 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올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연초 80%대에서 이날 55%까지 내려왔다.
■지정학 리스크·휘청이는 아시아 통화도 악재

최근 대만의 친미 성향 총통 선거와 관련해 대만 해협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도 변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 당선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다”며 “대만과 중국 간 갈등 증폭 우려는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금융시장에 불안심리를 높이며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등 아시아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며 동조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의 연초 노토반도 강진 등 영향으로 달러·엔 환율은 130엔대에서 147엔대로 상승하는 등 엔저를 이어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해 반등 기대감이 약화된 것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10월처럼 1350원을 한 달 가량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3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약화됐지만 2·4분기 중 금리인하는 여전히 유효하고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피봇이 지연됐지만 2·4분기 피봇 예상은 유효하기 때문에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폭도 제한적”이라며 “지난해 1월처럼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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