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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 의자에 묶고 '생일빵'…상사 감싸던 직원들 '무더기 처벌'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8 15:54

수정 2024.01.18 15:54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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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생일을 축하한다며 부하직원을 의자에 묶어 폭행한 직장 상사를 보호하기 위해 재판에서 허위 진술을 한 직장인들이 무더기로 처벌받았다.

18일 광주지법 형사10단독(나상아 판사)은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0)에게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3명 피고인에게는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광주의 한 회사에서 계장으로 일한 김씨 등은 2022년 12월 이뤄진 김모씨의 특수폭행 재판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 모씨는 부하직원을 회사 실험실 의자에 박스테이프 등으로 묶어놓고, 고무망치와 주먹 등으로 수십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속칭 ‘생일빵’이라는 명목으로 폭행을 한 것이다.

또 피해자를 설비 검사용 바늘로 찌르는 등 14차례 폭행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직장동료들은 이 재판에서 위증을 했다. ‘고무망치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는 것을 봤느냐’는 질문에 ‘보지 못했고, 회사에서 사이도 나쁘지 않았다’는 등 허위 증언을 했다. 하지만 해당 증언을 한 직원은 김씨에게 직접 피해자를 때릴 고무망치를 가져다 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증인들도 모두 A씨가 피해자에게 사무용품을 던지거나 ‘생일빵’ 명목으로 집단 폭행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을 알면서도 ‘몰랐다. 그렇지 않았다’고 위증했다.

일부 피고인은 A씨와 함께 회사 실험실에 피해자를 데려가 테이프로 결박시킨 후 얼굴을 가린 채 1분간 20차례 집단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씨가 항소심에서 자백하면서 위증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재판부는 “위증죄는 국가 심판권의 적정한 행사, 실체적 진실 발견을 저해하는 범죄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A씨는 직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을 주도했고, 일부 피고인은 이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의 증언이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에게 형사공탁을 한 점과 범죄전력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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