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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2단지 내홍 격화… "조합 해산" "거부"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8 17:57

수정 2024.01.18 17:57

집행부 반대 주민들 요청 결과
강남구 "해산여부 결정" 권고
소유주-조합간 재건축 갈등도
대치2단지 내홍 격화… "조합 해산" "거부"
서울 강남구 최대 규모 리모델링사업이 진행 중인 대치2단지가 조합 해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구청이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에게 해산을 권고하는 공문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사업 방식 및 조합 집행부에 반발하는 주민들이 해임총회를 열기 위해 문의한 결과다.

18일 서울 강남구청은 최근 대치2단지 조합해산총회 관련 민원에 대해 리모델링조합 및 민원인에게 답변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구청은 대치2단지 리모델링조합 의견조회 결과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친에 대한 난항, 사업비 처리 문제 등이 협의 돼야 해산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구는 조합에 주택법에 따라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계획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 총회 의결을 거쳐 해산 여부를 결정토록 규정돼 이를 이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구는 이번 공문은 '행정지도'라는 입장이다. 강제력은 없는 셈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행정처분 등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고 조합 해산 요청이 있으니 총회 의결을 거쳐 해산 여부를 결정하라는 행정지도의 공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법상 리모델링 조합이 해당 해산총회를 통지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대치2단지는 지난 2008년 조합설립 이후 16년간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나 사업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는 조합이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계약해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112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에 입주민 300여명은 주택법에 따라 조합 해산총회를 즉각 소집하도록 구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민원을 전달했다.

대치2단지 조합의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1·10대책의 안전진단 면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라 주민들이 재건축 선회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대치2단지 정비사업 정상화를 위한 소유주 모임' 대표자 A씨는 "현 조합은 1차안전진단 단계에 멈춰있다. 현재 시공사도 없다"며 "(조합해산을 요청해도) 구청은 민간사업이라 개입할 수 없다고 답한다. 소극행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은 리모델링이 '최선'이란 입장이다.

대치2단지는 전용 33㎡~49㎡ 3개 평형으로 대지지분이 작아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치택지개발지구'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옆 단지와 토지가 분할되지 않아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전학수 조합장은 "현재 인근 SH대치1단지, 대청아파트와 토지분할이 돼 있지 않아 대치2단지만 재건축을 할 수 없다"며 "일부 주민 의견대로 재건축도 고민해야하고 소송문제도 있어 당장 조합해산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리모델링 단지 내 조합원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호용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는 "리모델링사업 관련 법령이 미비하고, 인허가청의 일관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리모델링 사업이 이뤄질 수 없을 경우에는 총회결의를 통한 청산절차가 아닌 좀 더 간소하게 재건축 사업으로 선회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이 마련돼야한다"라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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