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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관행 없앤다"…韓의 정치개혁 5탄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8 18:20

수정 2024.01.18 18:20

정치개혁 후속조치 착수 野 압박
"우리당이 해보지 않은 놀라운 일"
불공정 진화 '시스템 공천' 강조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행사 건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양한 정치개혁안 제시와 공정한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면서 연일 이슈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 위원장은 18일 "출판기념회 형식을 비롯해 정치자금 수수 관행을 근절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출판기념회는 공식 후원회와 달리 선거관리위원회의 자금 출처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횟수에 상관없이 정치자금 모집 창구로 공공연하게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돼 왔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다섯번째 정치개혁 방안인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관행 근절'을 약속하면서 "민주당이 찬성하면 바로 입법이 될 것이고, 반대하면 총선에서 승리해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정치개혁안을 고리로 야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국회의원 금고형 이상 선고시 재판기간 중 세비 반납 △자당 귀책 사유로 열리는 재보궐 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정수 50명 감축 등 그동안 정치권이 약속했지만 잘 지키지 않았던 '민감성 개혁의제'를 잇따라 내놨다.

이날 한 위원장이 언급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 중 하나로 꼽힌다. 선거 90일 전만 아니라면 정치인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얼마든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지만, 이는 정치자금으로 분류되지 않아 금액이나 출처를 선관위 등에 알릴 의무가 없다. 공식 후원회는 모금 규모가 정해져있지만 출판기념회는 모금 한도가 없어 사실상 개인 정치자금 모금 창구로 악용돼 왔다. 이 때문에 4월 총선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윤석열 정부 각료 출신을 비롯해 기존 여야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뤘으며 서로 '품앗이 후원'하듯 챙겨줘도 선관위 등이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다. 이 폐단의 악습을 끊기 위해 한 위원장은 관련법안 발의와 처리를 대국민 약속한 것이다.

이처럼 한 위원장이 연일 공개 석상에서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당의 혁신 이미지를 굳히면서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후속조치에도 착수했다. 한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공관위는 공천심사시 각 후보들로부터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와 금고 이상의 형 확정 시 재판기간 국회의원 세비 반납 서약서를 제출하게 했다. 이와 함께 한 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심사 규칙 발표 이후 물밑에서 감지되는 '불공정 공천' 우려에 대해서도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한 위원장은 공관위의 공천 심사 방안에 대해 "우리당이 해보지 않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처음으로 참석한 의원총회 자리에선 "4월 10일(제22대 총선)까지 완전히 소모되겠다"며 '자기 희생'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출근길에 전날 불거진 한 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서울 마포을 출마 지원 논란'에 대해 "공천은 룰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관위 룰에 대한 질문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투명 공천 여부를 둘러싼 잡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야당 주도로 통과된 10.29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대통령실에 건의하기로 했다. 다만 △특별조사위 구성의 공정성 담보 △과도한 특조위 수사 범위 등 독소조항 제거를 전제로 민주당에 재협상을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대통령의 특별법 재의 요구권을 유도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에서 이를 계속 정쟁화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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