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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지금까지 뭐하다 한날한시 저출산 대책인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8 18:25

수정 2024.01.18 18:25

여야 저출산·양육대책 동시 발표
못 지킬 선심성 공약되지 말아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 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 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사진=뉴시스
여야가 18일 총선을 앞두고 같은 날에 저출산 공약을 내놓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유급 아빠휴가 1개월 의무화, 0세~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대상 영유아 보육 지원책, 중소기업의 대체인력 수급 개선책 등을 제시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대출해 주고 자녀 출생 시 상환 부담을 덜어주며 아동수당과 자립펀드 등을 통해 총 1억원의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저출산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풀어나가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주지하다시피 역대 정부가 갖은 수단과 막대한 예산을 동원했는데도 여태껏 풀지 못했을 정도의 난제이기도 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증요법으로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말이야 맞는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내놓은 방안은 획기적이라기보다는 대증요법에 가깝다. 결혼하면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 주고 총 1억원의 혜택을 주는 양육 지원방안이나 육아휴직 급여 월 50만원 추가 방안도 그렇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2자녀 이상 출산 시 24~33평 분양전환 공공임대를 제공하는 방안은 눈에 들어온다.

어떤 식으로든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정책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이다. 또한 어떤 정책을 펴려면 예산과 입법 문제, 사회적 공감대 등 제반 여건을 따져야 한다. 정당에서 만든 정책을 이런 점들을 따지지 않은 설익은 정책이라고 싸잡아 비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총선 공약이라는 것은 대부분 선심성, 아니면 말고 식, 던지고 보자는 식이라서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뭐 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니 갑자기 한날한시에 저출산 대책을 내놓는단 말인가. 누가 봐도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선거용임을 알 수 있다.

저출산 문제에 정부도 거의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지만 여야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지난 4년 동안 여야가 진지하게 이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며 숙고한 적이 있는가. 이제 선거가 다가오니 경쟁적으로 대책을 발표하는 행태 자체가 잘못 되었다.

자녀 둘을 낳으면 집을 쉽게 장만할 권리를 주겠다는 혜택을 왜 이제야 내놓는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게 아니라 달콤한 사탕과도 같은 대책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박수를 기대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여야 간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총선 전에도 즉시 입법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쟁 놀음만 하지 말고 진작에 이런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것으로 벌써 반쯤은 믿음을 잃었다.
선거 때만 반짝 현안에 관심 있는 척하지 말고 국가적 중대사는 여야가 회기 내내 끈질기게 해법을 찾는 데 골몰해야 한다.

그러나 21대 국회를 되돌아 보라. 처음부터 끝까지 정쟁으로 일관하며 다급한 민생법안조차도 시일을 끌거나 아예 폐기하지 않았는가. 올해 출범할 22대 국회에서는 여야 공히 제발 이런 구태를 벗어던지기 바란다.
이날 발표한 저출산 공약을 다음 국회에서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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