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한파 뚫은 코람코, 해외 부동산 5兆 초읽기

2023년 약 4000억 신규 투자
실물 아닌 우량 자산 담보대출·재간접으로 안정성 높여

[파이낸셜뉴스] 코람코자산운용이 해외 부동산 운용자산(AUM) 5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운용은 지난해 세계 4위 전자제품 공급업체 퓨처 일렉트로닉스(Future Electronics)의 영국 본사를 담보로 한 선순위대출펀드 ‘코람코UK부동산펀드 1호’, 미국 부동산 전문운용사 PCCP의 대출형 펀드 ‘코람코USDebt JV 3호’ 등 5개 펀드를 설정했다. 약 40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코람코운용의 해외 부동산 운용자산은 4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주춤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외 실물부동산 투자 대신, 우량 부동산 담보대출펀드와 현지 운용사(GP)를 통한 재간접 펀드 위주로 투자한 덕분이다.

높은 수익보다는 안정적으로 중수익 이상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결과다.

국내 운용사들은 그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해외 대형 실물자산에 경쟁적으로 투자해왔다. 하지만 코람코운용은 리스크 관리 원칙을 고수하며 경기 영향이 적고, 안정적 현금흐름이 보장된 자산에만 투자했다. 미국 텍사스대 학생기숙사 매입(약 1400억원), 아마존 물류센터 개발 매자닌 대출 펀드(약 120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람코운용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는 △대출형(Debt) 51% △코어실물(Core) 31% △밸류애드(Value add) 6% △개발형(Opportunistic) 12% 등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다.

2018년 이후 해외 부동산 투자는 국내 투자를 앞지를 정도로 커졌다.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부동산 시장이 포화됐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대부분 안정적 배당수익(Income Gain)보다 펀드 만기 후 자산매각을 통한 높은 차익(Capital Gain)을 얻기 위한 상품들이었으나 최근 자산 가치가 하락하며 일부 투자 상품에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코람코운용은 국내 민간리츠(부동산투자회사)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자회사다.

누적 운용자산은 약 13조4000억원에 이른다. 2015년에 처음으로 해외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해외 인바운드 부서를 신설해 국내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해외 투자사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코람코운용 박형석 대표이사는 “환경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거나 특정 이벤트에 영향을 받는 투자가 아닌, 경기 전 사이클에 걸쳐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를 지향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 전반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가치 상승이 예측되는 자산을 선점할 수 있도록 글로벌 운용사들과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