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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비심리, 33년 만에 최대폭 반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0 05:59

수정 2024.01.20 05:59

[파이낸셜뉴스]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이 33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개선된 것으로 19일(현지시간)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10일 뉴욕에서 쇼핑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이 33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개선된 것으로 19일(현지시간)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10일 뉴욕에서 쇼핑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이 33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개선됐다.

미 경제활동의 3분의2 이상을 담당하는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늘릴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탄탄한 고용,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급격한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

33년 만에 최대폭 반등


19일(이하 현지시간) 미시건대 소비자태도 조사에서 미 소비심리는 1월 상반기 1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급등세까지 더하면 미 소비심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29% 폭등했다.

이는 2개월치로는 1991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소비자 연령, 소득, 교육수준, 지리적 분포에 상관 없이 소비심리가 광범위하게 가파르게 반등했다.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조사 책임자인 조앤 슈는 소비심리 반등으로 미 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낙관했다.

소비심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탄탄한 성장, 고용 증가세 속에서도 인플레이션 고공행진과 팬데믹 충격 등으로 악화했지만 이제 흐름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 여기에 더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제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면서 금리 압박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탄탄한 고용 속에 씀씀이를 늘릴 준비를 하고 있어 올해 경기침체 우려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

침체에서 벗어나는 수준


소비심리가 가파르게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 과열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2020년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약 20% 낮은 수준이고, 이전 흐름으로 볼 때 경제가 막 침체에서 벗어날 때 수준과 같다.

소비심리 반등을 부른 요인들은 많다.

소비자들의 소득을 좌우하는 고용이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실업률이 사상최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소비자들을 괴롭히던 인플레이션도 진정되고 있다.

또 주택비용을 좌우하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고 하강 중이고, 뉴욕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이날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다.

르네상스매크로 경제분석 책임자인 닐 두타는 "지표들이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반등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노동시장 흐름은 꽤나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미시건대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1년 뒤 인플레이션 전망은 지난해 11월 4.5%에서 이번에 2.9%로 뚝 떨어졌다.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비록 미국의 지난해 주택거래가 2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이날 발표됐지만 소비자들의 주택시장 전망은 개선되고 있다.

미 양대 주택금융공사인 패니메이에 따르면 미 소비자들의 지난해 12월 주택구매심리 지수는 1년 전보다 10% 급등했다. 모기지 금리가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안심은 아직 일러


그러나 아직 위험요인은 남아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들의 판단이다.

그동안의 가파른 연준 금리인상 충격이 시간차를 두고 미 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미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비관론자인 노무라의 미 선임이코노미스트 제러미 슈워츠는 실업이 다시 늘기 시작하면 미 소비심리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전망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물류비가 오르고, 공급차질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하강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3월부터 연준이 올해 모두 7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은 금리인하가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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