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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는 '어게인 아메리카 퍼스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1 19:09

수정 2024.01.21 19:09

대선공약 '어젠다 47' 살펴보니
외교·국방·무역 등 美 우선주의
실제론 중도 실용책 펼 가능성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2번째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는 1기에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를 극단적으로 강화할 전망이나 그가 말과 달리 실제로는 누그러진 정책을 내놓는다는 전망도 있다.

2022년 11월에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트럼프는 같은 해 12월부터 지난해 12월 22일까지 선거 홈페이지에 '어젠다 47'이라는 목록을 만들어 46편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을 통해 선거 공약을 설명하면서 우선 중국을 주적으로 간주하고 모든 영역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중국의 무역 최혜국 대우 폐지, 중국 제품 수입 감축, 중국 투자 금지, 미국 내 중국 간첩 활동 척결 등을 약속했다.

그는 동시에 남부 국경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근절하기 위해 불법 이민자 수용소 건설, 불법 이민자 자녀의 미국 시민권 제한 및 외국인 원정 출산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트럼프는 해외 마약 조직을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여 파괴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평균 3.3%에 불과한 미국의 수입품 관세를 10%로 높이고 해외 보복관세에 똑같이 대응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미국 연방 정부 소유의 땅에 10개의 신도시를 세워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고 항공 모빌리티 투자를 촉진해 낙후된 지역 사회를 연결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사회에 제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중국산 제품을 대체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는 민주당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뒤집어 화석연료 개발과 원자력을 장려해 에너지 비용을 낮춘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외교 분야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존재 목적을 재평가하겠다며 유럽 동맹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한다고 예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제3차 세계대전을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1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가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내놓은 정책 중 일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미 온라인 매체 콤팩트의 매튜 슈미트 편집인 겸 설립자는 지난달 18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가 재임 당시 극단적인 말을 자주 쏟아냈지만 실제로 꺼낸 정책은 중도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의료, 외교, 통상 정책이 좌우 극단을 배제한 실용적인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NYT와 미 시에나대학은 지난해 10월 22일~11월 3일 6개 경합주에서 366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NYT는 유권자들에게 트럼프가 '너무 우파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우파답지 않은가, 둘 다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응답자의 57%는 '둘 다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트럼프가 너무 우파로 기울었다고 보는 응답자는 27%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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