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尹, 한동훈에 일단 경고..김경율 공천 논란에 '일침'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1 22:50

수정 2024.01.22 11:10

대통령실, 시스템 공천만 언급
한동훈 거취에 대해선 "관여할 일 아니다"
윤 대통령-한 비대위원장, 아직 회복 여지 있어
한동훈 거취는 당으로 넘어간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일종의 경고를 날렸다.

한 비대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깜짝 발표하면서 전략공천 논란이 거세지자, 일단 '시스템 공천'에 대한 우려로 윤 대통령은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때 측근이던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결별 수준으로 사이가 벌어진 것은 아니나, 추후 국회에서 친윤계 의원들과의 의견 조율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예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9일 "시스템 공천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 특혜는 없어야 한다"며 김경율 비대위원 전략 공천과 거리를 뒀던 대통령실은 이날 지지철회설에 대한 입장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철학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투명한 시스템 공천으로 잡음이 없어야 할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 부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이 측근이던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나 신뢰를 철회할지에 대해 보다 강경해진 어조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 위원장의 사퇴 촉구설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대통령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선을 그었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발표 소식을 대통령실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가운데, 한 위원장의 무리한 공천까지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대통령실이 '시스템 공천' 강조로 제동을 건 것으로도 보인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말로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지지를 완전히 철회하거나 결별하는 상황이었다면 입장은 더 선명했을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사이에 일정 부분 여지는 남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이날 공천 논란과 김 여사 명품백 논란 대응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오늘(21일) 대통령실 사퇴요구 관련 보도에 대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이란 공지에서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고 밝혀, 미묘한 기류는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 비대위원장 거취에 대해선 거리를 두면서, 이제 원내에서 친윤계 의원들과 한 비대위원장간 파워게임이 여권 내 갈등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경율 비대위원과 하태경 의원 등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용 의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반발하면서 사과 불가론을 펼치는 상황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일단 사과론에 무게를 두는 듯한 입장을 취하면서 친윤계에서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제 공은 당으로 넘어왔다"면서 "대통령실은 공천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보였고, 한 비대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선 당으로 역할을 넘겼다.
앞으로 어떻게 조율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