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승 후보'로 꼽힌 한국과 일본이 주춤한 가운데 중동의 강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개최국 카타르, '복병' 이라크는 순항했다.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키르기스스탄의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끝으로 각 팀들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2경기씩 소화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는 이변이 없었는데, 2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다.
이변의 첫 희생양은 일본이었다.
이로써 일본은 이라크에 42년 만에 패배하면서 이번 대회 1번 포트로 배정 받은 팀들 중 가장 먼저 고개를 숙인 팀이 됐다.
일본을 꺾은 이라크는 2연승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D조 1위를 확정 지었다.
일본의 패배 후 다음날 경기에 나선 한국도 고전했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던 한국은 요르단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졸전 끝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기선을 제압했는데, 전반에 2골을 연달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한국은 공격을 이어갔지만 부정확한 패스와 슈팅 때문에 좀처럼 동점을 만들지 못하다 경기 종료 직전 상대의 자책골로 패배를 면했다.
2차전 무승부로 한국은 1승1무(승점 4‧골득실 2)가 되면서 요르단(승점 4‧골득실 4)에 이어 조 2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조별리그 최종 순위는 25일 열리는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과 일본 외에도 중국, 홍콩 등 동아시아 팀들은 모두 웃지 못했다. A조의 중국은 레바논과 0-0으로 비겼고, C조의 홍콩은 이란에 0-1로 졌다.
반면 서아시아 팀들은 환호했다. 이라크와 함께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카타르가 2연승으로 유이하게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카타르는 타지키스탄을 1-0으로 제압하고 A조 1위를 차지했다.
카타르와 이라크 외에도 각각 아시안컵 3회 우승을 자랑하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2연승을 기록했다. 두 팀 모두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통산 4회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2라운드에서 중동 팀들의 선전을 지켜 본 일본 풋볼존의 모리 마사후미 기자는 "한국과 일본 모두 토너먼트 이후의 스케줄에 초점을 맞춘 듯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경기장 분위기도 중동 팀들이 선전하는데 힘을 보탰다. 중동 팀들은 자국 팬 뿐만 아니라 이웃 중동 국가들의 팬들로부터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어 홈경기와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러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한국인 감독이 지도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표정이 엇갈렸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을 1-0으로 꺾고 본선 17년 만에 승리를 챙겼다. 베트남전 승리로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는 바레인에 종료 직전 실점을 하면서 0-1로 패배, 2연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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