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잠자리 들면 손가락 씹어대"..최전선 '쥐떼 습격'에 비상 [영상]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2 13:53

수정 2024.01.22 13:53

우크라-러시아 전쟁 최전선 참호에 쥐떼 출몰
엑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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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최전선에 구축된 양측 참호에 쥐떼가 들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1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인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쥐떼' 관련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쥐들이 침대, 배낭, 군복 주머니, 베갯잇 등을 휘젓고 다닌다. 러시아 박격포 안에서 쥐가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유됐다.

매체에 따르면 '키라'라는 호출명을 쓰는 우크라이나 여군은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야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쥐와의 전쟁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잠자리에 들면 쥐가 옷 속으로 들어가거나 손가락 끝을 씹고, 손을 물어뜯었다"라며 "운이 좋으면 2~3시간 정도 잘 수 있었다"라고 했다.


키라는 쥐를 잡기 위해 암모니아와 전용 퇴치제 등을 뿌리고 고양이를 키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양이도 포기할 만큼 쥐떼가 들끓었다고 한다. 그는 "군인 4명이 머무는 막사에 최소 1000마리의 쥐가 있었다"라고 추정했다.

엑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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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혹독한 겨울 속에 먹이와 온기를 찾아다니는 쥐떼들이 최전선에 질병까지 퍼뜨리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부는 하르키우 지역 쿠피안스크 주변의 많은 러시아 부대에서 '쥐 열병'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이 질병이 쥐 배설물을 흡입하거나 음식에 포함된 쥐 배설물을 섭취함으로써 전염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이 질병은 발열, 발진, 저혈압, 눈의 출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신장에 영향을 미쳐 심한 허리 통증과 소변 문제를 동반한다.

우크라이나 국방 정보국은 "'쥐 열병'이 러시아 군인들의 전투 능력을 크게 감소시켰다"라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군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군사 장비도 쥐떼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쥐들이 탱크와 레이더 등의 전기 배선을 씹어 먹으면서 무기들이 무력화됐다.

더욱이 최전선에 혹독한 겨울 추위가 찾아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호르 자호로드니우크 우크라이나 국립역사박물관 연구원은 "쥐들과의 싸움은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군인들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라며 "당국이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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