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전청조, 경호실장에 훈수 두며 "나중에 떳떳했으면 좋겠다"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2 14:44

수정 2024.01.22 14:44

"범행 모두 인정..올바르게 되고싶다" 증언
재판부 "피해자에게 상처될 수 있다" 충고
전청조씨 / 뉴시스
전청조씨 /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십억대 투자사기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씨(28)가 경호실장 역할을 했던 이모씨(26)의 범행을 증언하며 "나중에 떳떳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씨는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 심리로 진행된 세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공범으로 기소된 이씨의 범행을 증언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씨도 떳떳했으면 좋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제가 시켜서 했던 것이지 이씨가 이렇게 사기를 치자고 했던 것은 아니다. 이씨에게 올바른 걸 시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여기에 같이 휘말리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라면서도 "하지만 거짓말을 (이씨도) 같이 했고 파라다이스 (혼외자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제게 적용된 혐의) 단 한 건도 부인한 적 없다. 다 인정했다.
저도 굉장히 힘들다"라며 "저지른 범행이 있으니 벌을 받고 나중에 떳떳하고 올바르게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병철 부장판사는 전씨의 말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된다며 나무랐다.

그는 "여기 법정에는 피해자들도 올 수 있고 (전씨의 말도) 들을 수 있다"라며 "(피해자들은) 피해도 회복되지 않았고 마음에 받은 상처가 보전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피해가 보전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는 것이냐"라고 했다.

김 부장판사는 "'떳떳하다', '올바르다'는 단어 사용법에 대해 잘 한번 생각해 보라"라며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주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전씨에게 충고했다.

전씨는 이에 수긍하며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한편 전씨와 이씨는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각각 재벌 3세와 그의 경호실장 행세를 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약 27억2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약 3억58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전청조는 법적 여성임에도 남자 행세를 하면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되는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씨 관련 사기 피해자는 32명, 피해액은 36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전씨의 전 연인인 남현희는 사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남현희는 지난해 11월 전씨에게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총 44점을 경찰에 자진 제출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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