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픽

망치로 자해한 후 "집단 성폭행 당했다"..누명 쓴 남성 '극단적 선택' 시도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08:13

수정 2024.01.23 08:13

성폭행과 인신매매를 당했다며 자작극을 벌인 여성. 사진=SNS
성폭행과 인신매매를 당했다며 자작극을 벌인 여성. 사진=SNS


[파이낸셜뉴스] 한 영국 여성이 아시아계 갱단에게 납치·성폭행·인신매매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무고한 남성을 지목한 뒤 성폭행 피해를 주장,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남성들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BBC,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거짓말로 수사 체계에 혼선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받은 엘리너 윌리엄스(23)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다.

윌리엄스는 2020년 5월 개인 SNS에 얼굴이 온통 멍투성이인 사진을 올리며 “아시아계 남성 갱단에게 구타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범인으로 언급된 무고한 남성들은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한 남성은 사업체까지 잃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70일이 넘게 감옥에 갇혔던 남성도 있다.

윌리엄스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9년 윌리엄스의 허위 신고로 한 남성은 10주간 교도소에 구금됐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당시 윌리엄스는 “그가 칼을 들고 나를 협박했다. 머리카락을 잡고 욕실로 끌어당겨 옷을 벗긴 뒤 샤워 헤드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시아계 갱단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신고로 수사기관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지만 CCTV 등에는 윌리엄스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그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윌리엄스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인신매매를 당했다는 기간에 호텔에 숙박했고, 협박 도구로 사용됐다는 망치를 구입하는 정황이 폐쇄회로(CC)TV에 녹화되기도 했다. 얼굴의 멍 등 부상 역시 자해 흔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그는 자작극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한 남성이 자신에게 약을 먹인 뒤 성폭행하고 두 명의 아시아 남성과 성관계를 갖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었다. 이 수사 과정에서 무고하게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 2명은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했다.


윌리스는 결국 2020년 5월 19일 체포돼 사법체계 방해 등 9개 혐의로 8년6개월 형에 처해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