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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새해부터 곤두박질...2016년 이후 최악의 1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16:11

수정 2024.01.23 17:15

中 증시, 2016년 1월 이후 최악의 1월 맞아
지난해부터 美日유럽과 반대로 증시 하락, 올해도 더 떨어져
공동부유 추진하며 경기 부양은 뒷전...침체 위기 짙어져
기준 금리 동결하며 부양책 없다고 선 그어, 경기 전망 어두워
18일 중국 톈진에서 촬영된 고속철도 공사 현장.신화연합뉴스
18일 중국 톈진에서 촬영된 고속철도 공사 현장.신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내리막을 걷고 중국 증시가 이달 역시 반전에 실패하면서 2016년 이후 약 8년 만에 최악의 1월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기와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CNN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중국과 홍콩 증시가 미국 및 유럽 등 다른 증시에 비해 유달리 떨어지면서 새해 출발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대형주 300개를 추적하는 CSI300 지수는 지난해 11% 이상 떨어졌다. 홍콩 항셍 지수 역시 14%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4% 상승했고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28%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600지수 역시 12.6% 올랐다.

중국 증시의 추락은 이달도 계속돼 CSI300 지수는 23일 3231.93에 마감해 연초 대비 4.56% 내렸다. 항셍 지수도 같은날 1만5331.5로 장을 마쳐 올해 들어 약 9.5% 빠졌다.

미 CNN은 중국 증시가 1월 주가를 기준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중국 증시는 2019년 1월에도 추락했지만 같은달 급반등, 2021년까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2021년과 달리 증시 급반등이 어렵다는 분위기다.

중국 증시 부진의 첫번째 원인은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중국 경제가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1년부터 빈부격차 감소를 의미하는 '공동부유(함께 잘살기)'를 내세우며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고, 부채 감소를 위해 대출을 줄이자 더욱 뚜렷해 졌다.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한다.

또한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및 서방과 지정학적 다툼을 하고 있는 시진핑 정부가 외국 기업들을 탄압하자 중국에서 서둘러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총 1조1000억위안(약 20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CNN은 시진핑 정부가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아 경기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리창 총리는 이달 19일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으로 성장하지 않았다며 "단기적인 성장을 위해 장기적인 위험을 쌓아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내부 동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일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 연 3.45%, 5년 만기 연 4.2%로 5개월 연속 동결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증시 등에서 외국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돈 풀기 전략 대신 환율 방어를 택했다고 분석했다.

미 투자은행 나타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조치가 "위안 가치를 안정시키고 증시에서 부정적 투자 심리에 대응하기 위한 명확한 정책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를 낮춘다고 내다봤다.

일본 미즈호은행의 켄 청 아시아 외환 수석 전략가는 22일 투자보고서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위험 노출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고 중국 내 산업 환경에 대한 기대 또한 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아직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회복을 촉진할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중국 정부는 지난해 GDP가 5.2% 성장했다며 올해도 5% 수준으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4.2% 성장을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시장조사업체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슈안 레인 창업자는 22일 미 경제 매체 CNBC에 출연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지금 상당히 나쁘다. 27년 동안 중국에 사는 동안 지금처럼 전망이 나빴던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을 기다리며 소비를 하지 않는다며 인민은행이 22일 금리를 낮추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레인은 중국 공산당이 경제 구조 개혁보다 사회 개혁을 원한다고 지적하고 GDP가 연간 "4~5%씩 성장하는 상황이 앞으로 3~5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공동부유를 계속 추구하면서 "최소한 3~6개월은 고통스러운 경제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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