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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국제정치] 핀란드의 나토 가입 시사점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18:20

수정 2024.01.24 08:59

러 대비 미국과 군사협정
우리도 미국과 동맹 강화
한미일 협력체제 공고히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핀란드가 군사적 비동맹정책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다. 국제정치적 측면에서는 대단히 큰 변화다. 핀란드의 행보에 맞추어 스웨덴, 덴마크도 미국과의 군사협정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을 계기로 북유럽 나라들의 국가안보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핀란드는 2023년 4월 NATO에 가맹하고, 12월 18일 미국과 군사협정을 체결했다. 이 조약의 체결로 미국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 국내 15곳을 군사시설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군사력 배치가 가능해졌다.
발트해의 해군기지, 북극권의 공군기지도 미군이 사용하게 되고 군사장비도 비축할 수 있게 된다. 핀란드 국민들은 러시아가 무력침공할 것을 대비해 외교정책을 전환하여 미국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안보불안을 해소했다. 미국은 핀란드와의 군사협정으로 북유럽에 군사적 거점을 확보하게 되어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유럽 전역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게 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현실이 되고 보니 중립국을 표방하던 핀란드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우는 미국과 손을 잡았다. 핀란드의 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일이다. 국가안보 불안이 느껴지자 핀란드 국민들은 세계 최고의 군사 강대국인 미국을 선택했다. 일거에 15곳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도록 과감한 결정을 했고, 미국으로서도 핀란드의 예상치 못한 전방위적 군사기지 제공 정책을 두 손 번쩍 들어 환영하고 있다. 미국이 표방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미국이 늘 바라던 일이다. 한국과 미국은 혈맹이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며 전쟁이 없었기에 경제성장에 몰두한 결과 경제강국이 되었고, 미국은 한국의 성취를 대단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강해진 나라가 동맹으로 함께해야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우주동맹을 맺을 만큼 우주분야에 투자를 더욱 늘려 한미동맹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두 번째는 한미일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는 것이다. 핀란드의 NATO 가맹이 보여주듯이 동북아에 한미일 협력체제를 더욱 안정되게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일 관계가 긍정적으로 회복되자 가장 기뻐한 사람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발사 즉시 세 나라가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 요격을 해야 할 경우 더욱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한국과 미국이 정보공유를 하고, 일본은 미국과 정보공유를 하였으나 이제는 한일 간 즉각적 정보공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리적으로 북한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은 북한과 가까운 한국의 레이더 정보가 절실했는데 일본은 즉각적 정보공유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수집이 빨라졌고, 한국도 동해 바다 저쪽의 일본 영해와 일본열도를 날아가는 북한 미사일의 궤적과 착탄지점도 즉시 알게 된다. 한미일은 2024년부터 몇 년에 걸쳐 정보공유 시스템에 대한 공동훈련을 하기로 이미 합의했고, 2023년 10월에는 전후 최초로 일본의 공군자위대 전투기들이 한미 전투기들과 공동작전훈련을 시행한 바 있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비해 국가의 국방외교 정책을 완전히 바꾸었듯이 한국도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함은 물론 일본과의 국방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미 한일 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맺어져 있는데 북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첩보위성이 한국은 4개이지만 일본은 10개 이상을 보유하게 되고, 저궤도에 50기의 소형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 수립되어 북한 미사일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되는 시스템이 마련되게 된다.
핀란드의 변화를 보면서 기득권층은 MZ세대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후손들을 위해 작금의 나라 안보에 대해 똑똑한 생각을 해야 한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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