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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식량안보 OECD 최하위, 전략작물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18:29

수정 2024.01.23 18:29

자급률 1% 밀, 가루쌀 대체가 도움
2028년 쌀 가공시장 17조 육성키로
쌀 가공산업 육성계획./자료=농림축산산업부
쌀 가공산업 육성계획./자료=농림축산산업부
정부가 2028년까지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을 17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23일 밝혔다. 이 분야 수출기업도 200곳 이상 집중 육성해 수출 규모를 4억달러(약 5400억원)로 키우겠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날 발표한 제3차 쌀가공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는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 2022년 산업 규모는 4년 전에 비해 33.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두 배로 불었다. 정부는 여기서 한층 더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며 여러 지원책을 내놓았는데 말보다 실행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정부는 간편가공식, 김밥, 도시락, 떡볶이, 쌀음료, 쌀과자 등을 향후 집중 지원할 10대 유망품목으로 정했다.
해외에선 K팝, K드라마 등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 만든 냉동김밥이 미국 마트에서 사재기 열풍을 일으켰다는 소식도 들렸다. 김치부터 떡볶이까지 K푸드 인기품목도 다양해지는 게 추세다. 수출에 뛰어드는 기업은 대중소 구분이 없다. 정부가 이들 기업을 독려하고 판로개척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주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무엇보다 가루쌀의 안정적 생산·유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가루쌀은 가공 전용 신품종 쌀이다. 일반쌀과 재배 시기나 방식이 비슷하지만 성질은 밀과 유사하다. 농촌진흥청이 10여년의 연구 끝에 개발해낸 품종이다. 하지만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다. 정부는 업계와 손잡고 제품 개발, 판로 확대를 지원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으면 한다. 3년 내 수입밀가루 수요의 10%(20만t)를 가루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만 실현돼도 전망은 긍정적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식량안보지수(GFSI)는 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태다. 지난 2022년 GFSI는 전 세계 113개국 중 39위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선 최하위였다. 곡물 자급률은 역대 최저인 20%다. 바닥까지 내려간 수치도 문제지만 내용이 더 심각하다.

매년 20만t 이상 남아도는 쌀을 빼면 나머지 작물의 자급률은 겨우 한자릿수다. 옥수수가 5%에 불과하고 밀은 1%도 안 된다. 밀의 경우 한국인의 서구화된 입맛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했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밀을 대체할 작물이 시급한 상황에서 가루쌀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밀 수입을 줄이고 가루쌀로 대체하면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쌀 과잉생산 문제도 전략작물 확대와 함께 푸는 것이 합리적이다. 쌀 대신 다른 작물을 키울 수 있게 종합적 지원이 요구된다. 남은 쌀을 국가가 강제로 매입하고 정부가 최저가를 보장해 주는 방식은 구태의연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강행하려는 양곡관리법이 이런 내용이다.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야당도 이제 발상을 바꿔야 한다.
지속가능한 농업이 되려면 혁신의 날개에 올라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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