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고려거란전쟁' 제작진 해명에 발끈한 원작자 "웃기지도 않는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4 06:51

수정 2024.01.24 06:51

KBS 2TV '고려 거란 전쟁' 방송 화면. 사진=뉴스1
KBS 2TV '고려 거란 전쟁' 방송 화면.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려거란전쟁’을 두고 원작자의 폭로와 감독, 작가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연출을 맡은 전우성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드라마의 기획부터 제작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몇 가지 사실관계를 밝힌다”고 했다.

감독 "소설의 리메이크 아니다"

전 감독은 “드라마 원작 계약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면서 “이번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경우, 리메이크나 일부분 각색하는 형태의 계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길승수 작가의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지만 이후 이정우 작가가 대본 집필에 돌입하면서 ‘고려거란전기’가 작품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이 꾸렸고,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장면별 디테일까지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길 작가가)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기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다”며 “그런데도 길승수 작가가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앞서 길 작가는 지난 15일 드라마 전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18회에 나오는 현종의 낙마 장면 등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극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라며 “극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소설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

이에 대해 이정우 작가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사실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길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며 “이 작가가 윗사람인양 보조작가가 하는 업무를 시켜 거부하자 전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 없다’고 했다”며 자문 거절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반박했다.


한편 길 작가는 최근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드라마를 비판하는 글을 남기자 댓글로 “대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현종)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대하사극이 아니라 정말 웹 소설 같았다”라는 등 드라마를 향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