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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골프대회 "모든 선수들 성별 검사한다"..성전환 선수 우승에 '발칵'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4 13:56

수정 2024.01.24 13:56

여자 골프 미니 투어에서 우승한 헤일리 데이비드슨. 출처=NXXT 여자 골프 프로 투어 SNS
여자 골프 미니 투어에서 우승한 헤일리 데이비드슨. 출처=NXXT 여자 골프 프로 투어 SNS

[파이낸셜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미국 여자 골프 미니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대회 주최 측이 앞으로 모든 출전 선수를 대상으로 호르몬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골프 먼스리, 스카이뉴스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NXXT 여자 골프 프로 투어는 “최근 일어난 일에 대한 대중의 우려에 따라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추가해 출전 기준의 명확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검사는 남녀 성별을 구분하기 위해 스포츠에서 많이 쓰는 방법이다.

대최 주최측에서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도입한 것은 지난 17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NXXT 투어 위민스 클래식’에서 성전환 선수인 헤일리 데이비드슨이 우승한 뒤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데이비드슨은 남자 선수로 윌밍턴대, 크리스토퍼 뉴포트대 대학 골프팀에서 뛰었고, 2015년 US오픈 남자 대회 지역 예선에도 출전했다.

헤일리 데이비드슨의 성전환 수술 이전(왼쪽)과 이후 모습. 출처=데이비드슨 소셜 미디어
헤일리 데이비드슨의 성전환 수술 이전(왼쪽)과 이후 모습. 출처=데이비드슨 소셜 미디어


그러나 그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성으로 인식하고 지난 2021년 1월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같은 해 5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니 투어 ‘내셔널 여자골프협회(NWGA) 투어’에 출전해 우승했다.

데이비드슨은 자신이 남자 체격과 힘을 그대로 유지한 덕분에 우승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몇 년 전에는 내가 불공정한 이점을 누린 게 사실”이라면서도 “호르몬 치료를 받은 지 9년이나 됐고 3년 전에 수술까지 받았다. 남자였을 때 300야드를 치던 드라이버 샷이 지금은 고작 250야드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슨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뒤 “미니 투어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고 LPGA 투어로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 LPGA 투어는 “헤일리 데이비드슨이 우리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PGA 투어는 2010년부터 ‘태어날 때 여성이어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2013년 62세였던 로버트 랭커스터라는 성전환 선수가 LPGA 투어 진출에 도전했으나 퀄리파잉스쿨에서 상위 100명이 나가는 2회전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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