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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먹방·다이어트’로 통풍 환자 젊어진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5 14:13

수정 2024.01.25 16:22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팔다리 관절에 요산이 쌓여 심한 염증으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매년 환자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 20~30대의 MZ세대 젊은 통풍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일반적으로 통풍은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잘 먹고 술 많이 마시고 비만인 40~50대 남성에게 주로 많이 생긴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20~30대 젊은이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통풍이 유발하는 연령층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고 25일 경고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전체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699명으로 약 18.3% 증가했다. 특히 2018년 대비 2022년 연령대별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 48.5%, 30대 26.7%, 40대 22.6%, 60대 17.1%, 50대 6.9%, 70대 3.8% 순이었다. 20~30대의 통풍 환자의 증가율 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송 교수는 "최근 젊은 층에서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통풍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며 “치킨, 고기류 등 배달음식과 집에서 소맥, 치맥, 하이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 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달음식 중 치킨이나 고기류의 술안주나 야식은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우리 몸에서 과도하게 요산으로 쌓이게 되면서 통풍이 유발되며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술도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다.

과일주스나 탄산 청량음료에 들어있는 과당이 높은 음료도 혈중 요산 농도를 높여 과다하게 오르면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하이볼이나 소맥(소주· 맥주), 맥사(맥주·사이다), 막맥(막걸리·맥주) 같은 혼합 술이 통풍 유발을 가중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통풍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급격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은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굶는 단식을 하면 체내 요산 농도가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하게 오르락내리락 변화되면 통풍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

다이어트 중 닭가슴살, 육류, 생선, 고단백질 등을 과잉 섭취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다 통풍에 걸리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몸무게 1kg당 0.8~1g 정도다.
체중이 70kg인 성인 남자라면 하루에 56~70g 정도만 섭취하면 충분하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만을 먹고, 같이 먹어줘야 할 영양소는 제대로 챙기지 않는 등 단백질만 단독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면 통풍이 유발되기도 한다.


송 교수는 “너무 과격하고 심한 운동을 하면 몸 속에 있는 세포가 많이 깨지면서 그 세포 안에 있는 요산이 올라가서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가 있다"며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고, 고단백질 음식만 편식하는 것을 균형된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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