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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팀 통째로 빼돌려" 에이스토리, 쿠팡 자회사에 손배소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5 11:08

수정 2024.01.25 13:46

SNL 코리아 포스터 / 사진=뉴스1
SNL 코리아 포스터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쿠팡플레이를 국내 OTT 플랫폼 1위에 올려놓은 ‘SNL코리아’가 사실상 강탈당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쿠팡플레이 예능 'SNL코리아' 제작사로 유명한 에이스토리가 25일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SNL코리아’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쿠팡의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와 에이스토리 전 제작2본부장 등의 영업방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NL코리아'는 2017년 시즌9을 끝으로 중단됐다가 2021년 ‘리부트 시즌’으로 부활했다. 에이스토리는 쿠팡플레이와 독점 스트리밍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SNL코리아’를 방송했으며 최근 리부트 시즌4를 마무리했다.

에이스토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전 tvN ‘SNL코리아’ 제작진인 안모씨를 제작2본부장으로 채용했다.
저작권자인 미국 NBC유니버설과 6개월에 걸쳐 협상, 라이선스를 확보한 것 역시 에이스토리라고 설명했다.

에이스토리는 “프로그램이 편성되기도 전에 선투자를 했고, 새로 제작2본부 정직원 12명에 외부 인력까지 영입했으며, 외부 편집실을 설치하는 등 수십억원을 투자했다”면서 “그 결과 ‘SNL코리아’는 성공했고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는 예능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는 또 "시즌4를 준비하면서 시즌5를 2024년 2월 론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 섭외까지 진행하던 상황이었다"며 "실제로 지난해 공고한 ‘2024년 에이스토리의 사업계획’에도 ‘SNL코리아’ 시즌5가 명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4일 쿠팡은 예능 콘텐츠를 만드는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가 ‘SNL코리아’의 진행자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에이스토리는 “같은날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안모씨는 에이스토리에 사직을 통보하고 제작2본부 소속 ‘SNL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 이직을 종용했다”며 “안 본부장과 쿠팡의 자회사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오는 2월에 ‘SNL코리아’ 새 시즌을 선보인다고 한다”며 “에이스토리가 수년간 거액을 들여 구축한 인력과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것을 자인한 셈인데, 그렇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제작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쿠팡플레이는 앞서 지난 19일 코미디 쇼 'SNL코리아' 시즌5 제작을 확정했다. 쿠팡플레이는 'SNL코리아' 시즌5 첫 호스트는 배우 임시완이라고 밝혔다.

■에이스토리 측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책임 위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담당변호사는 “안상휘씨는 신의성실에 따라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안씨는 에이스토리에 대한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는 상법 제401조의 2에 따른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을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또 “씨피엔터테이먼트 등 쿠팡의 계열사가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 직원들의 일부도 아닌 전체를 집단적으로 채용한다면 이는 안씨의 배신행위, 즉 업무상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에이스토리는 또 이번 소송과 별개로 “국내 2위 OTT 사업자인 쿠팡의 쿠팡플레이가 중소 제작사를 상대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관계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것”이라며 “한국에 건전한 콘텐츠 제작 환경이 정착돼야 어렵게 쌓아올린 K콘텐츠의 위상이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SNL코리아는 미국 NBC의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한국 버전이다.
지난 2011~2019년 시즌1~9는 tvN이 제작·방송했고, ‘리부트’는 2021년 에이스토리가 NBC유니버설과 제작 계약을 체결한 뒤 제작해 그해 9월 4일부터 쿠팡플레이에서 방영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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