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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올리자" 日춘투서 대기업들 임금인상 '앞장'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5 14:44

수정 2024.01.25 14:44

기시다 "작년보다 더 올려달라" 요청
대기업들 적극 화답, 6~7% 발표한 곳들 잇따라
고용 70%인 중소기업들 인상이 관건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 거리. 뉴스1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 거리.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일본 대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봄철 임금 협상인 춘투(春鬪)가 전날부터 시작됐다.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전날 도쿄에서 재계와 노동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노사 포럼을 개최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이날 행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결의로 물가 상승에 뒤지지 않는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게이단렌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게이단렌은 이미 지난 16일 회원사들이 올해 임금을 4% 이상 올려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3% 이상의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임금 인상은 일본 정부가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장기간 지속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 물가 상승을 웃도는 구조적 임금 인상 실현을 위해 "지난해를 웃도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춘투에서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전년보다 1.4%p 증가한 3.6%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3%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에 못 미치면서 일본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지난해 11월까지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닛케이는 "초점은 기본급 인상"이라며 "20개월 연속 마이너스인 실질 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려면 지난해를 뛰어넘는 기본급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주류·음료 업체 산토리홀딩스와 기린홀딩스는 평균 6∼7%의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니혼생명과 다이이치생명도 평균 7%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유통 대기업 이온 역시 파트타임 직원 등 40만명의 시급을 평균 7% 인상할 방침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임금을 어느 정도 인상할지가 관건이라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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