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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3대 개혁 외면하면 독일 쇠락의 전철 밟을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5 18:29

수정 2024.01.25 18:29

지난해 GDP성장률 1.4% 그쳐
노동·교육·연금 혁신 고삐좨야
25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스1화상
25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스1화상
지난해 한국 경제가 1.4%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은과 정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부합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다. 전년도 2.6%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인 저성장률이다.


과거는 그렇다 치고 문제는 올해부터 저성장의 고리를 어떻게 끊느냐다. 연초부터 경제심리는 얼어붙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69)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경제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 정부는 연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내린 바 있다. 그래도 민간 연구소들의 전망에 비해 장밋빛이다. 국내외 여건에 따라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의 대처능력도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대외 리스크가 한국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대응 수준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의 정책들이 편중돼 있다고 할 만큼 경제를 중시하고 있는데도 전문가들은 경제리스크를 심각하다고 본다는 사실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이 근시안적이거나 전략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정책은 멀리 폭넓게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성장부진을 떨어내겠다는 단기 목표에 집착해선 저성장 국면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연간 또는 임기 내 목표치 달성에 집착하는 보여주기식 정책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저성장 탈출을 위한 장기 플랜 수립과 실천이다. 눈에 보이는 성장률보다 보이지 않게 떨어지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체질개선에 주력하기 바란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2%는커녕 1%대 붕괴에 이어 0%대까지 추락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높은 진입규제, 성장사다리 약화 등으로 혁신이 제약되고 산업·기업 전반의 역동성이 저하돼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역동성 강화가 절실하다. 장단기 경제 도약 플랜도 짜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산업 고부가가치화, 생산성 향상, 노동개혁, 지역발전 등이 그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재부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올 상반기 중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 잠복해 있는 리스크 해소도 올해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기업 및 가계 부채 문제는 한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뇌관과도 같다. 1월 체감경기 악화의 핵심요인으로 건설업 부진이 꼽힌다. 부동산 PF 사태로 인한 자금조달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의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도 부채의 덫에 빠져 쉽게 결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동개혁에 더해 연금·교육 등 3대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독일이 유럽의 성장엔진에서 병자로 전락한 이유는 과거 라인강의 기적에 안주해 개혁을 도외시했기 때문이다.
개혁의 고삐를 여기서 놓아버린다면 독일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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