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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블록체인 합병' 투표 시작..."활성화 위해 380억 쏜다"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6 10:42

수정 2024.01.26 11:13

핀시아 투자자들의 반대 이유였던 '토큰 교환비'는 유지
클레이튼-핀시아 통합 제안서 일부 개정안 개요. 클레이튼재단 제공
클레이튼-핀시아 통합 제안서 일부 개정안 개요. 클레이튼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카카오 블록체인'으로 불리는 클레이튼과 '네이버(라인) 블록체인'으로 불리는 핀시아는 통합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양 블록체인 재단은 기존 통합안을 수정한 개정안을 급하게 내놨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로 불렸던 '토큰 교환비'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

핀시아 투자자들 달래기...핀시아 투자자에 380억 지원

26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 재단과 핀시아 재단에서는 '클레이튼-핀시아 생태계 통합'에 대한 의사결정협의체(GC) 내 투표가 이날 오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된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밤 클레이튼 재단은 생태계 통합에 대한 '무엇이든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 AMA)' 시간을 갖고 통합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핀시아 투자자들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책이 나왔다. 총 1억4500만개의 '통합 토큰(가칭 PDT)'을 지급한다.
2826만500달러 규모, 지난 25일 환율 종가(1336원) 기준으로 약 377억원 수준이다.

통합이 추진될 경우 통합 재단은 핀시아 보유자 중 스테이킹(예치)을 통해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참여한 참여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한다. 이른바 '온체인(블록체인상) 기여자 보상'으로, 이 보상에만 PDT 8000만개가 할당됐다.

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은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생태계가 이미 성숙돼 있는 반면 핀시아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우선은 핀시아 보유자들을 대상으로만 보상책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핀시아에서 활성화된 투표 위임 기능을 신규 생태계에 적극 통합할 계획이다. 통합 거버넌스가 출범하면 모든 파트너에 '유저 위임 기능'을 제공하고, 이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유저 위임 물량이 많은 3개 기업(라인 계열사 제외)에 4000만개의 PDT를 지원한다.

이 또한 핀시아 홀더(투자자)를 위한 방안이다. 클레이튼 생태계에는 카카오페이,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그라운드 엑스, 크래커랩스 등 카카오 계열의 기관 파트너사가 많이 참여한다. 이에 반해 핀시아 생태계에는 핀시아 코인 보유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에 코인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거버넌스에 간접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즉, 클레이튼은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높은 편이고, 핀시아는 소액 주주의 참여가 높은 편인 셈이다.

재단 관계자는 "핀시아에 활성화된 투표 위임기능을 신규 거버넌스 시스템에 적극 통합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핀시아 쪽 업체들도 클레이튼 파트너사가 가진 보팅 파워에 걸맞도록 PDT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양측은 핀시아 블록체인 기반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들이 통합 블록체인에 안정적으로 이동(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지원책에는 PDT 총 2500만개를 할당했다.

두 블록체인이 통합될 경우, 핀시아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하던 디앱은 클레이튼 생태계가 쓰던 '이더리움가상머신(EVM)' 기반으로 디앱을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주 지원금'을 통해 핀시아 디앱들의 안정적인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1:148 '교환비' 그대로...핀시아 측 반발 줄어들까

그러나 그동안 토큰 교환 비율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투자자들이 PDT를 배분 받는 비율은 '1(클레이튼):148(핀시아)'이었다.

클레이튼 투자자들은 클레이(KLAY) 1개당 1PDT를, 핀시아 투자자들은 핀시아(FNSA) 1개당 148PDT를 받는다. 신규 토큰으로의 교환 비율은 상대적으로 액면가가 낮고, 상장 거래소가 많은 클레이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이에 대해 핀시아 투자자들의 반대가 격렬했다. 클레이튼은 이미 블록체인 메인넷을 출시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핀시아는 리브랜딩 후 프로젝트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은 비율이라는 것이다.

핀시아 측에서 통합 제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클레이튼에는 카카오 계열사 등 재단에 우호적인 파트너들이 많은 반면, 핀시아의 경우 우호 지분을 다 합쳐도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다행히 반대 의견을 보였던 굳갱랩스가 전날 통합에 찬성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굳갱랩스 측은 "우리는 이번 제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성장과 글로벌 확장을 위해, 그리고 우리 커뮤니티와 프로젝트에 대한 펀딩이 그 이유였다"라고 밝혔다. 굳갱랩스는 핀시아 거버넌스에서 투표권 15.22%를 가진 파트너사이다.


재단 관계자는 "토큰 스왑 비율은 유지했지만, 큰 틀에서 핀시아 홀더들의 의사결정 참여 독려 및 원활한 생태계 통합을 위한 8000만 PDT에 달한 보상책, 공정한 거버넌스를 위한 방안, 빌더 지원 등을 포함한 지원책을 추가했다"라고 해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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