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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독재자들의 ‘시그니처 음식’.."살 찌는 이유 있었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6 14:37

수정 2024.01.26 14:37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잘 알려진 독재자들은 정치적 이슈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화제가 된다. 여기에는 체형이나 외모도 포함된다. 특히 독재자들의 경우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대체 무엇 때문에 살이 찐 건지 이와 관련 주변의 증언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비만클리닉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서울365mc람스스페셜센터 소재용 대표원장은 "비만한 독재자들의 체구를 키운 생활습관을 분석해보면 야식과 알코올 섭취, 수면 부족 3가지가 합쳐질 경우 다이어트 리듬이 깨지게 되고, 비만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26일 설명했다.

연회중독자 스탈린은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연회’를 택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기록에 따르면 스탈린은 오후 9시에 회의를 하고, 이후 자정에 이르러서야 저녁 식사를 한 후, 이어진 음주와 이야기들로 밤을 지새우며 오전 5시가 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스탈린이 억지로 술을 먹여 실수를 유도, 부하들의 약점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이런 패턴은 모두 비만으로 가는 특급열차다. 지속적인 음주, 불규칙한 식사와 야식, 수면 부족 등은 비만을 일으키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세 끼 식사를 모두 마친 뒤 추가로 섭취하는 야식은 팔뚝, 복부, 허벅지, 얼굴 등에 군살을 쌓이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먹고 난 뒤 활동량도 없으니 저장된 열량은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소 대표원장은 “야식과 알코올 섭취, 수면 부족 3가지가 합쳐질 경우 식욕조절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만든다”며 “이에 따라 다이어트 리듬이 깨지게 되고, 비만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일인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만과 건강은 국내에서 자주 다뤄지는 이슈다. 최근까지 알려진 그의 건강 상태는 다소 심각하다. 고도비만, 피부염, 통풍, 알레르기, 심혈관계 질환 등을 모두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비교적 최근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가 요요 현상으로 다시 이전의 풍채를 되찾은 상황이다.

과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즐기는 음식으로 ‘에멘탈 치즈’가 언급된 바 있다. 에멘탈 치즈는 `스위스의 한 조각`이라고 표현될 만큼 스위스를 대표하는 치즈지만, 칼로리는 100g에 255kcal로 높은 편이다. 1989년부터 13년간 그의 아버지 김정일의 전속요리사로 일한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에 따르면 그는 에멘탈 치즈뿐만 아니라 스시, 스테이크도 무척 즐겨 먹는다고 전했다.

소 대표원장은 “치즈는 칼슘, 단백질, 양질의 지방이 풍부하고 스테이크 역시 고단백 식사로 훌륭하지만, 고도비만인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 음식군에 속한다”며 “특히 체중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경우 스시를 주문할 때 샤리(밥)의 양을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지방이 적은 생선 위주로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검은 히틀러’로 불린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도 우람한 덩치의 소유자다. 민간인을 포함한 엄청난 학살과 숙청, 이해하기 어려운 기행 등 이디 아민의 실태가 알려진 당시 그의 이야기는 해외 언론사 1면을 장식했을 정도다.

아민은 대식가로, 육식을 즐기고 망명 후에는 패스트푸드에 빠졌다. 아민의 전속 주방장 오톤데 오데라는 아민에게 쇠고기와 동물의 신장, 양파의 혼합물을 넣어 구운 파이와 틸라피아 요리, 양고기 필래프, 초콜릿 푸딩을 만들어줘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훗날 사우디아라비아에 망명한 뒤에는 프라이드치킨과 피자를 즐겼다고 하는데, 아민의 아들인 자파르 아민이에 따르면 실제로 아민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프라이드치킨'이었다고 한다.
살찌는 음식의 대명사 격인 음식을 골라서 섭취 하다보니 말년의 아민은 젊은 시절의 건강을 잃고 비만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은 물론, 고혈압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비만은 실제로 고혈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소 대표원장은 “고혈압은 진행성 질환이자 방치하면 심근경색·뇌출혈 등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며 “다행인 것은 비만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는 체중을 줄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수한 혈압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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