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계속되는 정치테러 막으려면 혐오정치 종언 선언해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6 14:39

수정 2024.01.26 14:39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뉴시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어제 괴한의 습격을 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부산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은 사건 이후 한 달도 안 돼 터진 충격적인 사건이다. 두 사건 모두 전형적인 정치테러의 본질을 담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서 정치인을 노린 백주 테러라는 점에서 그렇다.
테러 대상으로 삼은 정치인을 계획적으로 노렸다는 점도 유사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의 중대 위기 상황이라 규정할 일이다. 이번 사건은 폭력이 난무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법치국가의 위기를 뜻한다. 아울러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실종을 가리킨다. 민주주의와 경제대국을 단 기간에 달성한 유일무이한 국가라는 자부심이 구겨진 순간이다.

이 전에도 국민적 공분을 산 정치인 테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사건은 충격을 안겼다. 이어서 지난 2022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습격 사건도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테러가 예전과 다른 점은 한 달 사이에 연이어 터졌다는 사실이다. 테러 방식도 살이 떨릴 만큼 잔혹하다. 이 대표의 경우 칼로 생명의 급소인 목을 겨눴다는 점에서, 배 의원의 경우 돌로 여러 차례 가격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치인 테러 행태는 정치권의 편가르기식 정치문화가 낳은 괴물이다. 극한 이념에 매몰된 정치 양극화가 근원일 것이다. 급기야 이를 추종하는 팬덤 정치가 횡행하면서 소통과 협치는 상실됐다. 정치 유튜버들이 퍼나르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는 이러한 극한 이념을 확대재생산하고 정치인들은 표 확장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혐오와 증오의 정치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통해 증폭돼왔다. 정치인 테러는 이처럼 극단적 정치문화에서 돌출된 마지막 기현상이다. 국내 정치문화에서 비롯됐기에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정치인 테러가 이번 사건으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달 새 두 번의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다면 이건 패턴이 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4월 총선까지 여야가 극한의 대립각 세우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현재 정치 풍토대로라면 제 3의 정치인 테러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 대표와 배 의원 습격사건이 극성 지지층을 자극하는 정치적 소재로 활용될 우려가 높다.

정치 테러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전에 철저한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선, 철저한 경찰 조사와 준엄한 처벌 그리고 유력 인사들에 대한 경호 강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총선 레이스가 가속화될수록 추가 테러가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피상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여야 정치권이 함께 총선 표경쟁과 이념 논쟁을 떠나 정치적 테러를 규탄하고 극성 지지층 자제에 나서겠다는 혐오 정치 종식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