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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 경기 나갈 것" '男→女' 성전환 美선수 소송..."女선수에 불리" 비판도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7 13:27

수정 2024.01.27 15:52

美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국제수영연맹 상대 소송
12세 이전 성전환 받은 경우만 여자부 출전 규정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선수들 출전 잇따라..."남자 몸으로 우승" 비판
도쿄올림픽, 사상 첫 트랜스 젠더 참가로 이목
트랜스 젠더 수영선수인 리아 토머스가 지난 2022년 3월 미국 애틀란타 조지아 공대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주최 수영 여자 자유형 결승전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트랜스 젠더 수영선수인 리아 토머스가 지난 2022년 3월 미국 애틀란타 조지아 공대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주최 수영 여자 자유형 결승전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미국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24)가 여자부 경기에서 뛰겠다며 국제수영연맹을 상대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27일 외신들이 전했다. 토머스는 2024년 파리올림픽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상태다. 최근 국제 스포츠계에서는 특히,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선수들을 여자부에 출전시키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이번 소송은 국제수영연맹을 상대로 한 것이다. 연맹은 지난 2022년 6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출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내놨다. 당시 연맹은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여성 선수들의 반발과 트랜스 젠더 선수에 대한 차별 해소 사이에서, 애매하게 내놓은 절충점이 12세 이전 성전환 수술인 것이다. 이 규정이 발표되기 이전까지는 성전환 선수도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준 이하로 유지하면, 여자부 경기 출전이 가능했었다.

리아 토머스 선수. AP뉴시스
리아 토머스 선수. AP뉴시스

리아 토머스는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사례다. 남자로 태어나 '윌리엄 토머스'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지난 2019년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성이 되는 과정을 밟았다. 2020년에는 이름을 바꾸고, 여자부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에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 펜실베이니아 대학 수영팀 여자 선수가 됐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2021년 3월 그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최한 수영 대회에서 여자 자유형 500야드 부문 금메달을 따면서부터다. 남자 선수 시절, 그의 미국 랭킹은 400~500위에 불과했다. 여성 선수들을 중심으로, 남성으로 신체 발달이 끝난 사람이 남성 호르몬 수치를 낮춘다고 해서 여성으로 인정된다면, 경쟁하는 다른 여성 선수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듬해인 2022년 국제수영연맹이 '12세 성전환 수술 규정'을 제시하며,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기에 이르렀고, 토머스도 그때부터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스코틀랜드 출신 골퍼인 헤일리 데이비슨(31)도 미국 여자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랜스젠더인 그를 두고 "남자의 몸으로 여자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데이비슨은 2021년 성전환 수출을 받아 여자가 됐다.

성전환 역도선수인 로럴 허버드. AP뉴시스
성전환 역도선수인 로럴 허버드. AP뉴시스

앞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역도 종목에서 뉴질랜드 국적의 로럴 허버드가 올림픽 역사상 첫 트랜스 젠더 출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전환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를 기준으로, 출전을 허용해주면서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그가 과거 남성 역도 선수로 활동했던 전력을 들어, 여성선수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었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40대 고령인데다, 부담감 탓인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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