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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명암 짙어진다...AI 화창, PC·스마트폰 흐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8 08:06

수정 2024.01.28 08:06

[파이낸셜뉴스]
기대했던 PC·스마트폰 반도체 회복이 아직 재고조정 수준에 머물면서 반도체 종목간 명암이 짙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 업체들이 질주하면서 TSMC 등 관련 공급업체들이 동반 상승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PC, 스마트폰 반도체에 주력하는 인텔, TI 등은 고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기대했던 PC·스마트폰 반도체 회복이 아직 재고조정 수준에 머물면서 반도체 종목간 명암이 짙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 업체들이 질주하면서 TSMC 등 관련 공급업체들이 동반 상승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PC, 스마트폰 반도체에 주력하는 인텔, TI 등은 고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반도체 업체들의 명암이 짙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는 햇볕이 비치고 있지만 PC, 스마트폰 등 기타 반도체는 여전히 흐림이다.


기대했던 PC 등의 반도체 수요 회복은 미약하다.

반도체 시장 전반의 저조한 흐름은 결국 일시적으로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장 마감 뒤 인텔이 기대 이상의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AI 부문에서 여전히 부진한데다 이번 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비관하면서 반도체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PC·스마트폰 반도체 수요 부진

미 30대 반도체 업체 주가 흐름을 좇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년 간 50% 넘게 급등했다.

오픈AI의 챗GPT 등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높은 수요 속에 실적개선을 지속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 덕분이다.

투자자들은 또 2020년 팬데믹 특수 후폭풍으로 2022년 부진했던 PC, 스마트폰 수요가 지난해 회복하면서 AI 외 일반 반도체 시장도 회복세로 접어들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아직 때 이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주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실적발표와 실적예고가 이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인텔은 25일 실적발표에서 이번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혀 26일 주가가 12% 폭락했다.

TI도 1·4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보다 10% 밑돌 것으로 비관했다.

TI는 고객사들이 여전히 재고를 까먹고 있다면서 주문취소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TI의 홍보책임자 데이브 팰은 25일 실적전화회의에서 지난 수분기 동안 주문취소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이들 반도체 시장 역시 회복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인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는 있다.

질주하는 AI

AI 반도체 업체들은 질주하고 있다.

비록 26일에는 인텔 주가 폭락 충격으로 동반 하락하기는 했지만 상승 모멘텀은 그대로다.

이날 동반하락은 그동안의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AMD 실적 발표가 또 한 번 상승 기폭제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 지난해 말 이 흐름에 합류한 AMD는 증시 상승 흐름을 이끄는 주도주 역할도 하고 있다.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 수요가 아닌 공급에 좌우될 정도로 초과수요 속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두 업체 주가는 지난해 엔비디아가 3배, AMD가 2배 넘게 폭등했지만 올들어서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새해 들어 23%, AMD는 20% 급등했다.

AI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가운데 메타플랫폼스는 최근 첨단 AI 반도체 60만개를 올해 말까지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로 엔비디아 반도체를 구입하는 계획이다.

이들의 질주는 관련 공급업체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TSMC는 올해 매출이 최대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부품을 만드는 슈퍼마이크로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보다 최대 33%, 9억달러 많을 것이라고 전망해 올들어 주가가 60% 넘게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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