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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예산 불만 잠재울까… 새 과학기술수석에 쏠린 눈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8 18:15

수정 2024.01.28 18:15

대통령실 박상욱 수석 역할 주목
증액분 전략기술·국제협력 집중
기초과학 등은 선별 지원할듯
대통령실에 과학기술수석이 신설되면서 한 때 삭감 논란의 대상이 됐던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의 증액 여부 등 향후 과학기술수석의 역할과 기능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과학기술수석 신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래전략기술 육성 의지가 담겨있기도 하지만, 지난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논란이 발생했던 터라 적절한 예산 배분이 주요 과제다. 핵심은 전략기술과 국제협력 연구에 예산 증액분을 몰아주고, 국가 지원이 필요한 기초과학과 중소기업 R&D도 선별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초대 박상욱 수석은 지난 25일 "모두의 동의를 얻을 선도형 R&D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과학기술계가 정부의 관련예산 확충 기조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민생토론회에서 예산 대폭 증액을 약속하면서도 선별적 예산 배정 기조는 유지한다고 밝혀서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적절한 예산 삭감은 R&D 개혁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고, 연구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예산 증액분을 전략기술에 몰아주되 기초과학과 중소기업 등도 필요한 국가 지원은 유지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두가 납득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부도덕하거나 기업 운영자금 등으로 쓰이는 건 걸러내고 합리적으로 가려 하는 것"이라며 "예산 증액은 주로 전략기술 R&D일 것이고, 기초과학과 중소기업은 필요한 지원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 증액분을 몰아주는 또 다른 대상은 국제협력 R&D다. 올해 예산부터 글로벌 R&D 예산 분야는 지난해 대비 3배가량 늘어난 상태다. 과학기술계에선 해외공동연구는 양국 모두 연구 주제에 합의하고 정부 예산이 배정돼야 하는 상호주의 구조인 탓에 예산 불용액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에선 예산 불용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없거나 삭감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한 탓에 예산을 넉넉히 둬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해 10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만든 큐브위성을 보내는 것을 제안했음에도 예산이 없어 무산됐던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사에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해 예산을 배정했는데 국회에서 잘라 추진하지 못한 바 있다"며 "이처럼 제안 받거나 시도한 공동연구들이 예산이 없어 막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예산이 넉넉해야 다른 연구 예산을 전용하는 등으로 무산을 막을 수 있다"고 짚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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