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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업계 새해 출발부터 흔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9 13:37

수정 2024.01.29 13:37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의 테슬라 충전소인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전기차들.EPA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의 테슬라 충전소인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전기차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전기차 업계가 2024년 큰 기대를 갖고 출발했으나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전기차에 큰 투자를 해온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를 내연기관차로 벗어나기 위한 중대한 시점으로 보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기대 보다 너무 앞서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초 미국의 경우 전기차 판매 지표가 저조하고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감산이 증산 계획 연기를 결정했다. 또 딜러들은 재고가 증가할까 걱정이 앞서고 있다.

새해 들어 테슬라는 올해 성장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공공 충전소 시설 확충과 배터리 증산을 적극 밀어 왔음에도 소비자들은 전기차에 대한 성능과 주행거리, 가격에 만족하지 않으면서 구매를 꺼려왔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할인과 낮은 이자를 제시하고 있는데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47%로 전체 자동차보다는 컸음에도 전년도에 비해서는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이 앞으로 대대적으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증가하는 재고로 이미 고민하고 있는 대리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재고 증가를 우려하는 미국내 딜러 5000곳 대표들은 지난 25일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지난 2개월중 두번째 공동 서한을 보내 자동차 매연 배출 기준 강화 진행 속도를 늦출 것을 요구했다.

JP파워의 전기차 애널리스트 엘리자베스 크리어는 7500달러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차종이 줄면서 올해 첫째주에서 셋째주 전기차 판매가 느리게 시작했다고 밝혔다.

JP파워는 올해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12.5%를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도 가격이 떨어지고 다양해진 차종에 판매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세인트루이스의 한 딜러는 “기아 텔루라이드나 쉐보레 타호 같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유주들이 전기차로 바꿀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전기차의 충전 시간과 배터리 수명, 주행 거리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며 큰 돈을 들여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열기는 이제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전기차 판매 부진 문제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머스크는 높은 미국의 금리와 이로 인한 높은 할부금 납부가 수요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는 테슬라의 올해 전체 차량 선적 규모가 이전 평균 50%에 못미치는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저널은 한국과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업체들에 비해서는 낮은 가격을 내세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합쳐서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제치고 판매 2위에 올랐다.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저가를 앞세워 유럽과 기타 세계에서 테슬라를 비롯한 차종과 경쟁하며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BYD는 지난해 4·4분기에 52만6000대를 팔면서 처음으로 48만5000대를 판 테슬라를 처음으로 제쳤다.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말 미국 시장에만 전기차 차종 50개 이상이 판매 중이며 올해는 2배가 더 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업체들간 신차 출시 경쟁이 심화되는데도 불구하고 제한된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스크는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어도 그럴 재정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은게 현실이라면서도 테슬라의 경우 2025년말부터 미국 텍사스주 공장에서 2만5000달러대인 보급형 신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대중 시장 형성을 낙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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