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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이 장점?...당장 받는 건 쥐꼬리"..9급 전성시대 일장춘몽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07:00

수정 2024.02.15 07:00

82.2대 1→21.8대 1…32년만 최저 경쟁률
올해 9급 초임 연봉 3000만원 넘겨
[파이낸셜뉴스] 한때 꿈의 직업으로 꼽혔던 9급 공무원의 인기가 수직 하강 중이다. 올해 공채 경쟁률이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0년 82.2대 1에 육박했던 경쟁률은 올해 21.8대 1로 급감했다. 지원자 수도 전년에 비해 약 1만8000명 줄었다. 초·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에서 공무원은 희망 직업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공무원 인기가 사그라든 배경에는 낮은 보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9급 공무원 초임 연봉은 올해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겼다.

9급공무원시험 경쟁률 현황/표=인사혁신처 제공
9급공무원시험 경쟁률 현황/표=인사혁신처 제공

82.2대 1→21.8대 1…32년만 최저 경쟁률
1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평균 경쟁률(18~22일 원서 접수)은 21.8로 집계됐다. 이는 1992년(19.3대 1)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다.

지원자 수 역시 작년(12만1526명)과 비교해 1만7929명 급감했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 4749명에 총 10만3597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지난 2005년(76.1대 1)에서 2010년(82.2대 1)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51.6대 1)부터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0년 37.2대 1, 2021년 35.0대 1, 2022년 29.2대 1, 지난해 22.8대 1, 올해 21.8대 1 등으로 꾸준히 떨어졌다.

지원자 평균 연령은 30.4세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54.0%로 가장 많고, 30대 35.6%, 40대 9.2%, 50세 이상 1.2% 순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직업으로서의 공무원 인기는 더욱 떨어진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초중고 장래희망 조사(2023년)를 보면, 공무원은 희망직업 톱 10위에 모두 들지 못했다.

초중고 모두에서 10위권에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2022년)까지는 중학생에게서만 희망 직업 10위로 턱걸이했으나 작년 무려 17위로 밀렸다. 중학생 장래희망에서 공무원은 2020~2021년 6위 등 매년 6~10위권 안에 드는 상위 희망 직업이었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연합뉴스
공무원 보수 인상률.연합뉴스

올해 9급 초임 연봉 3000만원 넘겨

공무원 인기 하락에 정부가 처우 개선에 나섰다. 올해 9급 공무원의 초임 연봉이 전년 대비 6% 인상되면서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기게 됐다.

인사처의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르면 올해 전체 공무원 보수는 전년 대비 2.5% 인상되는데, 여기에 7~9급 일부 저연차 공무원에게는 3.5%의 추가분을 적용해 6% 인상된다.

아울러 저연차 공무원의 장기 재직을 장려하기 위해 5년 이상 재직 공무원에게만 지급하던 정근수당 가산금 지급대상을 확대해 5년 미만에게도 월 3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이를 반영한 2024년 9급 초임(1호봉) 보수는 연 3010만원(월 평균 251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2831만원 대비 6.3%(연 179만원) 인상됐다. 9급 초봉이 연 3000만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재난·안전업무를 상시 수행하는 재난안전법상 재난관리주관기관 소속 일반직 공무원에게는 월 8만원의 특수업무수당이 신설된다.

육아휴직 기간 중 실질적 소득 지원이 가능하도록 육아휴직수당 지급 방식도 개선된다.

종전에는 휴직 중 매월 육아휴직수당의 85%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복직해 6개월 이상 계속 근무 시 일시에 지급하고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둘째 이후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자의 경우 휴직 중 공제 없이 육아휴직수당 전액을 지급한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앞으로도 청년세대 저연차 공무원과 민생현장 공무원에 대한 처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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