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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 野 '586 운동권' 타깃 공천 시동거나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9 16:30

수정 2024.01.29 16:30

한동훈, 김경율 이어 윤희숙에 힘 싣기
전문성 vs 운동권 특권 대조 전략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01.18.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01.18.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주류이자 586(50대·80년대학번·60년생)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 지역구에 연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를 두고 '낡은 이념세대와 미래세대간 대결'로 총선구도를 짜려는 한동훈 비대위의 타깃 공천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문재인 정부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의 대항마로 여권내 '경제통'인 윤희숙 전 의원이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성준·정청래 의원 지역구에도 각각 하태경 의원과 김경율 비대위원 등 전투력이 강한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한달 전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제22대 총선 핵심 기조로 내세운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이 실전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29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재차 운동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한 위원장은 "임종석과 윤희숙 중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은가"라며 "자기 손으로 땀 흘려서 돈 벌어본 적 없고 오직 운동권 경력 하나로 수십 년간 기득권 차지하면서 정치무대를 장악해 온 사람들이 민생경제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직격했다.

전날 서울 중구·성동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윤 전 의원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윤 전 의원의 전문성과 임 실장의 운동권 배경을 대조시키면서 본격적인 프레임 싸움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성동갑은 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홍 원내대표가 험지 출마를 위해 자리를 비우면서 이전 지역구 주인이었던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웃 지역구인 서울 중구·성동을은 이날 하태경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이혜훈 전 의원까지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하 의원은 기존 종로구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의 요청에 따라 중구·성동을 출마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중구·성동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성준 의원 지역구다.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에 힘을 싣는 것도 운동권 청산이라는 기조를 끌고 가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마포을은 친명이자 강성 운동권 출신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버티고 있다. 호준석 전 YTN 앵커는 최근 당에 영입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을 지낸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구로갑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대표적인 운동권 정치인 김민석 민주당 의원의 영등포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맞대결을 준비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사 영입에 힘쓰는 모습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당 인재영입위는 이날 △육아 베스트셀러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소년청소년과의원 원장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진양혜 전 아나운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환영식을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이들을 차례차례 소개하며 "이런 멋진 분들이 오시는 정당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이길 것 같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접전지에 대한 전략공천과 영입 인재들에 대한 지역구 배정도 조만간 정리가 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6일간 제22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할 이들의 공천 신청을 받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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