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세액공제 늘고 공격적 투자도 매력"… 22兆 몰린 증권사 IRP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9 17:57

수정 2024.01.29 17:57

예금·보험 등 원리금 보장형부터 TDF·리츠·펀드 비보장형도 다양
작년 비보장 평균수익률 14.46%.. 4.56% 그친 보장형의 3배 넘어
세액공제 한도 확대도 긍정적 영향.. 전문가, 연금투자 장기적립식 추천
"세액공제 늘고 공격적 투자도 매력"… 22兆 몰린 증권사 IRP
지난 연말 증시 활황에 퇴직연금 투자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1개 분기 만에 약 2조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증권사 IRP 적립금은 22조18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4분기(20조2214억원)와 비교하면 2조원 가까이 규모가 커졌고, 2022년 말(15조8976억원)에 비해서는 6조2918억원이 늘었다.

은행·보험업권까지 합산한 전체 IRP 적립금 역시 2022년 말 57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5조6000억원으로 18조원가량 증가했다.

IRP는 예금과 보험 등 원리금 보장 상품 외에도 타깃데이트펀드(TDF), 리츠, 주식형펀드 등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증권사 IRP의 경우 실시간으로 다양한 상품을 매매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IRP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총 14곳이다.

업계에서는 IRP 적립금 증가 배경에 세액공제 등 제도 개선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김동엽 상무는 "지난해부터 IRP 등 연금저축과 합산시 세액공제 한도가 기존 연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적립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면 젊은 세대에서도 증시 반등에 기대어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IRP 계좌의 수익률이 되살아나면서 적립금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4분기 코스피지수는 7.7%,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0)500지수는 약 12% 상승하면서 공격적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4분기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은 IRP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예·적금으로 구성된 원리금 보장 상품의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이 기간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14.46%로, 보장형 상품(4.56%)의 3배를 넘었다.

지난해 3·4분기만 해도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7.4%로 보장형 상품 수익률(3.89%)보다 3%포인트가량 높았다. 2022년 말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17.12%까지 떨어지며 부진했지만 지난해 증시가 반등하면서 수익률도 함께 오른 것이다.

이에 증권사 IRP 계좌에서 원리금 비보장형 투자 금액 증가율은 보장형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투자금은 지난해 3·4분기 11조2943억원에서 4·4분기 12조2559억원으로 8.5% 늘었지만 원리금 비보장 상품 투자금은 8조9270억원에서 9조9335억원으로 11.3%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4·4분기 증권사 IRP 적립금 1위는 미래에셋증권(보장형·비보장형 공통)이었다.
원리금 보장 수익률 상위에는 한국투자증권(5.74%)이, 비보장 수익률 상위에는 유안타증권(18.26%)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연금 투자에 대해 장기적립식 투자를 조언한다.
김동엽 상무는 "단기 수익률 대신, 장기적으로 일정 비중을 투자하면서 '지켜나가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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