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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443조' 中헝다, 홍콩서 청산 명령 [中 ‘부동산 공룡’ 헝다 청산 명령]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9 18:21

수정 2024.01.29 18:21

중국발 부동산 충격파 우려
29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촬영된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주택단지. 이날 홍콩 법원은 헝다가 청산소송을 1년7개월 넘게 이어가면서 아직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며 청산명령을 내렸다. 헝다는 정상경영을 추진한다며 항소를 시사했다. AFP연합뉴스
29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촬영된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주택단지. 이날 홍콩 법원은 헝다가 청산소송을 1년7개월 넘게 이어가면서 아직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며 청산명령을 내렸다. 헝다는 정상경영을 추진한다며 항소를 시사했다.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홍콩 법원이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에 청산명령을 내렸다. 중국 법원이 홍콩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청산 결정 시에는 경제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당국에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헝다그룹은 홍콩 법원 판결 이후 "정상적 경영과 채무해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법원의 린다 찬 판사는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의 청원을 승인했다.

찬 판사는 "헝다는 채무상환 불이행 및 여러 법원 심리를 거친 후 1년7개월이 넘도록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총부채가 3000억달러 넘는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개발사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2년 6월 톱샤인글로벌이 헝다에 투자한 8억6250만홍콩달러(약 1475억원)를 회수하기 위해 제기됐다.

임시청산인은 헝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부채 구조조정 협상과 자산통제 등의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채권자들은 임시청산인에게 헝다에 대한 채권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헝다가 그대로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중국·홍콩 간 체결된 국경 간 파산사건 관련 협정에 따라 중국 내 3개 지정법원 중 적어도 한 곳에서 인정을 받아야 청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헝다는 2021년 말 역외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443조원(2조3900억위안·약 3270억달러)에 이른다.
2022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완공 임박부터 건설 중인 프로젝트까지 12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jun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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