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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디지털 행정·비대면 진료 확대, 실행력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0 18:33

수정 2024.01.30 18:33

尹 대통령, 7차 민생 토론회 개최
재탕 정책 남발은 피로감만 더해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 불필요한 인감증명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디지털 권익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주재한 7차 민생토론회에서다.

이번 대책에서 도입된 지 110년이 지난 인감증명 제도개선이 먼저 눈에 띈다. 관행적으로 인감증명을 요구하는 사무의 82%를 내년까지 정비해 디지털인감으로 전환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이 단순 신분확인용 인감증명을 받기 위해 구청·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인감증명서는 본인이 신고한 도장(인감)임을 증명하는 서류로, 한 해 3000만건 정도 발급된다.
2026년까지 1498종의 민원·공공서비스 '구비서류 제로화'도 추진한다. 난임부부의 시술비 서류 등도 없어진다고 하니 국민편의를 높이면서 수조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월부터 제한적으로 시행 중인 비대면 진료 확대도 반길 일이다. 현재는 98개 시군구 응급의료 취약지에선 휴일·야간에 모든 연령대의 환자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초진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이 지난해 12월 비대면 진료제도를 소폭 보완했더니 이용자가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초진, 처방, 약품 원격배송 등 비대면 진료를 확대 시행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비대면 진료는 전면 허용을 놓고 십수년째 갈등 중인 이슈다. 이에 필요한 의료법 개정이 수년째 표류 중인 이유는 의료사고, 약물 오남용 등을 주장하는 의약사단체와 눈치를 보는 정치권의 합작이라고 봐야 한다.

규제혁신에 소극적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비대면 진료가 금지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접목되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는 수십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의료시스템 및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추고도 시대에 동떨어진 법·규제 탓에 성장잠재력이 큰 원격의료 시장이 억눌려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윤 대통령은 새해 들어 경기 의정부, 고양 일산 등에서 현장 민생토론회를 갖고 있다. 이번이 일곱번째다. 정부의 민생행보 시리즈는 정책을 들여다보고 국민의 목소리를 더 경청한다는 의미에선 적절한 방식이다. 그러나 다를 것 없는, 기존에 발표됐으나 추진하지 못한 재탕·삼탕 정책을 재차 강조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은 '대책 남발'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법 개정을 전제로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쏟아내는 보여주기식 대책이 돼선 안 된다. 해묵은 규제, 과제들은 왜 수년간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지, 첨예하게 부딪친 이해관계의 조율을 어떻게 할 건지, 이를 해결하는 창의적 대안은 없는지 찾아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 정부라고 표방했던 행정망도 원인불명의 먹통 사태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이 엊그제다. 규제 철폐와 혁신은 말로만은 안 된다.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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