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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27년 경험 쌓인 ‘명장 노하우’ 동료와 나눌 것"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0 18:33

수정 2024.01.30 18:33

조명래 삼성전기 명장
생산 인프라 구축 전문성 인정
무정전 절체 시스템 도입 보람
스스로 부족함 느낀 게 원동력
기술 성장 돕는 ‘백서’ 만들 것
[fn 이사람] "27년 경험 쌓인 ‘명장 노하우’ 동료와 나눌 것"
"스스로 부족한 것을 항상 느낀 것이 원동력이 됐습니다."

삼성전기 조명래 명장(사진)은 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조 명장은 1997년 입사 이래 생산라인에 필요한 하드웨어적 인프라를 구축·공급하는 업무를 27년간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인프라 구축은 제조업에서 사업 수행의 뼈대를 다지는 업무다. 양질의 인프라 환경 구축은 공장의 유연성, 품질, 속도, 안정성 개선과 직결돼 생산효율과 제조 경쟁력을 좌우한다.

조 명장은 올해 인프라 부문 '삼성 명장'으로 선정됐다.
삼성 명장은 해당 직무에서 20년 이상 근무해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겸비한 직원을 최고 전문가로 인증하는 제도다.

조 명장은 "선배들에게 업무를 배우고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끝까지 알려고 덤벼들었다"며 "실패도 해봤던 경험 등을 나만의 생각으로 정리해 보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인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또 다수의 해외·국내 프로젝트를 통해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인프라 전 분야의 전문성을 넓혀 갔던 게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명장은 업무를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과제로 '무정전 절체 시스템 도입'을 꼽았다. 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안 되는 것처럼 안정적 라인 운영을 위해 무정전 전원 공급은 필수다. 조 명장은 2014년 부산사업장 전력시설에 처음으로 무정전 절체 시스템을 도입했고, 전력 공급중단 사고를 예방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해외 사업장에도 적용해 '공급중단 없는 생산기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조 명장의 가장 큰 목표도 여러 국내·해외 법인에 전력 공급중단 없는 현장을 전파하는 것이다. 전기 공급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사업장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명장은 가장 어려웠던 과제로 중국 내 신규 라인 설계를 꼽았다.

지난 2009년 중국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6개월 내 공급받아야 했지만, 중국 전력국은 배전선로의 기술적 문제로 인해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인입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전력국의 제안대로 수전하기 위해서는 원래 계획보다 비용이 5배 이상 증가하고, 일정도 1년가량 더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조 명장은 통역사와 함께 전력국의 설계사를 수차례 찾아다니며 기술적인 설명을 했다. 삼성전기에도 중국 정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조 명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전력국은 원하는 기간 내 수전을 약속했다.


조 명장은 "당시 전력국 직원들이 '중국인이 찾아와도 힘든 상황인데, 한국인이 끈질기게 부탁하는 모습에 황당하기도 하고 절실함이 느껴졌다'고 말을 했다"면서 "중국어도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전력국을 설득했던 건 절실함이었다"고 강조했다.

삼성 명장 선정 뒤 수많은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는 조 명장은 자신의 업무 노하우를 사내에 적극 공유해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조 명장은 "회사 인프라를 책임지는 위치에서 부서원들이 교육을 통해 기술적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기술백서' 형태로 정리한 뒤 현장에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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