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느닷없이 찾아오는 뇌동맥류..터지면 4명 중 1명 사망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1 14:53

수정 2024.01.31 14:53

강남베드로병원 제공
강남베드로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영하의 기온이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돌연사 예방을 위해서는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뇌혈관 관리다. 뇌혈관 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 5위에 달할 정도로 발병 빈도와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특히 치명적인 뇌동맥류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거나 본인이 뇌동맥류를 앓고 있음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서대철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중재의학과 임상과장은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 전조나 증상이 없다가도, 파열 현상이 갑작스레 나타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사망률은 25%에서 최대 50%에 이르며, 환자 100명 중 15명이 병원 도착 전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고 1월 31일 경고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혈관 일부가 약해지고 결손이 생겨 해당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대부분 후천성으로 선천적인 발병은 드문 편이다.
건강한 이들에게도 종종 나타나며,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지만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좀 더 높다. 혈관이 약해지면 나타나기 쉬운 만큼 중년 이후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국내에서는 최근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뇌동맥류는 파열 전 뚜렷한 증상이 없어 미리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동맥류가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주변 조직을 압박해 신경마비나 두통, 감각저하 및 근력저하, 안면마비 등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서 과장은 “비파열 뇌동맥류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만큼 일반 건강검진을 통해 이를 미리 발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게 되며, 적절한 사전 치료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 번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통증 양상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생전 처음 겪는 수준의 극심한 두통이 대표적 증상이다. 이에 더해 구역, 구토가 나타나며 경련, 발작,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심정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감기처럼 가벼운 두통 같은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서 과장은 “뇌동맥류 질환의 예후는 파열 및 출혈로 인한 뇌 손상의 심각성에 달린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직행해야 한다”며 “자연호전을 기다리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복용,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과거에는 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최근에는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의 대퇴동맥, 손목 혈관 등을 통해 뇌혈관으로 접근하는 코일색전술 등 치료술이 보편화돼 있다.
다만, 코일색전술이 어렵거나 뇌혈종 제거술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개두술을 통해 머리뼈를 열어 직접 뇌동맥류를 확인한 후 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결찰시키는 클립결찰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혈류전환스텐트나 웹(WEB)과 같은 간단하고 효과적인 시술재료들도 있다.


서 과장은 “뇌동맥류는 확인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 파열되기 전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특히 평소 잦은 어지럼증과 두통을 겪고 있고,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뇌혈관 검사를 진행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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