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창용 총재 "긴축기조 장기간 지속해야, 미국은 골디락스"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1 13:44

수정 2024.02.01 13:44

"미국이 한국보다 인플레이션 더 빨리 안착할 가능성"
중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미중 갈등까지 지정학 리스크 경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의사을 또 한번 분명히 했다. 한은이 고금리 긴축기조에서 벗어나 성급하게 금리를 내리면 소비자 물가는 물론 부동산 가격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미국 경기가 골디락스에 들어섰고 우리보다 빠르게 물가 안정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한국최고경영자포럼의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이 크고 주요국 대비 높은 생활물가 오름세를 감안할 때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섣부른 조기 금리인하 시 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의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면서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안정 등의 데이터를 확인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는 고금리 영향으로 성장 둔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 부진했던 상품교역 중심으로 세계교역은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한국은 소비회복세는 더디나 수출 개선으로 성장세를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골디락스'라고 분석했다. 골디락스란 경기가 과열도 냉각도 아닌 이상적인 상태에 놓였다는 의미다.
그는 “미국은 골디락스 경제로 가고 있는데 경제성장률은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뒷얘기를 들어보면 IMF가 미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6%포인트 낮추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2% 목표까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다고 봤는데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빨리 2%로 안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금리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정적자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미 장기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민간심리 위축으로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부동산 부문 디레버리징 과정이 중장기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는데다 미국의 첨단반도체 수출 규제로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 유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한국과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구조가 과거 보완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누려온 중국 성장의 수혜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 대비 높은 제조업 비중과 중국 의존도를 탈피해 산업의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잠재성장률 확대를 위해 인구구조의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이 총재는 "20년간 균형발전정책에도 지역 인구가 유출되고 있으며 산업 경쟁력도 저하됐다"며 "수도권 집중 완화 및 출산율 제고를 통해 잠재성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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