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반도체 불황 뚫어" 파크시스템스 실적 '승승장구'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4 13:13

수정 2024.02.06 08:57

KB증권 지난해 매출액 1430억 추정
종전 2022년 1246억 기록 넘은 수치
파크시스템스 주력하는 원자현미경
반도체 수율 개선 위한 주문 늘어나
올해도 1820억 올려 기록 경신 전망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파크시스템스 제공.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파크시스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장비기업 파크시스템스가 지난해 반도체 불황을 뚫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시장이 다시 호황에 접어드는 올해도 실적 상승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4일 KB증권은 파크시스템스가 지난해 매출액 143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1246억원보다 15% 정도 늘어난 수치다. 예상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전년 32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파크시스템스는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점유율 80%가량으로 높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했다"며 "반도체 선단공정으로 갈수록 수율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대기업들이 수율 개선을 위해 비접촉식 원자현미경 도입을 확대하는 분위기"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대기업들이 지난해 강도 높게 투자를 축소하면서 장비기업들 대부분 실적이 역성장한 것과 달리, 선단공정에 강점이 있는 파크시스템스는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파크시스템스는 사물을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원자현미경 사업에 주력한다.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 배율은 각각 수천배와 수십만배인데 반해, 원자현미경은 수천만배에 달한다.

특히 원자현미경은 반도체 회로선폭이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화하면서 국내외 유수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이런 흐름을 타고 파크시스템스는 지난 2022년 매출액이 창사 이래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익률은 26%에 달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전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간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파크시스템스는 지난 2022년 기준 전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점유율 20.3%를 차지하며 미국 브루커(18.8%)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반도체 회로선폭이 3나노미터 이하로 미세해지면서 불량에 대한 이슈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럴 때 원자현미경을 적용하면 불량 발생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서 원자현미경 도입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와 전자부품,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서도 그동안 없던 원자현미경 수요가 발생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자현미경이 주로 쓰이는 바이오 분야와 관련, 원자현미경이 점진적으로 전자현미경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파크시스템스가 앞으로도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은 파크시스템스가 올해 매출액 1820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을 올리며 나란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로 원자현미경 수요가 확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회사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경기 수원 본사를 오는 2026년 상반기 중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신사옥을 완공한 뒤 이전할 방침이다.
신사옥은 총 641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5만4173㎡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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