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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비하 日 의원 "다른 조선인 추도비도 철거돼야" 발언 논란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4 11:09

수정 2024.02.04 11:09

스기타 미오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기타 미오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과거 한복 차림 여성 등을 비꼰 우익 성향의 일본 국회의원이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철거에 대해 “다른 것도 빨리 철거되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자민당 스기타 미오 의원은 3일 자신의 엑스(X)에 군마현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기사를 첨부하며 “정말 잘됐다”고 글을 적었다.

스기타 의원은 일본 내에 있는 다른 조선인 노동자나 위안부를 기리는 기념물을 ‘거짓 기념물’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본 내에 있는 위안부나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의 비 또는 동상도 이 뒤를 따르면 좋겠다”며 “거짓 기념물은 일본에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교토에 있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동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또 다른 사진을 올리고 “사유지여서 철거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쪽도 빨리 철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6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의뢰로 제작돼 교토에 건립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노동자상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역사 수정주의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언동”이라고 지적했다.

스기타 미오 의원이 X에 올린 글과 조선인 노동자상 사진.
스기타 미오 의원이 X에 올린 글과 조선인 노동자상 사진.


한편 스기타 의원은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앞서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한복 차림 여성을 비꼬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난해 일본 법무성 산하 조직으로부터 인권 침해 주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스기타 의원은 SNS에 “회의에는 지저분한 차림뿐 아니라 (한복)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 의상을 입은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했다”며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쁠 정도였다”며 “유엔을 떠날 무렵엔 몸이 이상해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마현 당국은 지난 1월 29일 현립 공원 ‘군마의 숲’에 있던 추도비를 철거하는 공사에 착수해 같은 달 31일 철거를 마쳤다.

해당 추도비는 현지 주민들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 알리고 양측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2004년 설치했다.
그러나 극우 단체들이 2012년 행사 도중 ‘강제연행’이 언급됐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철거를 요구했다. 결국 군마현은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 역시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2022년 확정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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