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영토확장 나선 금융지주, 非은행 매물 노린다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4 18:29

수정 2024.02.04 21:20

우리금융, 증권사 M&A 공식화
소형증권사 등 모든 매물 접촉
BNK "보험 더해 종합금융 도약"
영토확장 나선 금융지주, 非은행 매물 노린다
금융지주사들이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증권사, 보험사 등을 인수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비은행 분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수익다변화를 통해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 편중된 금융지주의 수익 의존도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 M&A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면서 올해 내 증권사 M&A 계획을 공식화하자 실무선에서 매물로 나온 중·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소형 증권사까지 모두 접촉하고 있다. 임 회장은 임기 내에 증권사 M&A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소형 증권사를 포함한 모든 증권사를 공식·비공식 접촉하면서 매물을 다 검토하고 있다"면서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고, 우선순위는 증권사"라고 강조했다. 과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규모(볼륨)나 기업공개(IPO) 등 딜 레코드 실적을 갖춘 최소한 중형 증권사 이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중형 증권사의 시장가치가 고평가되면서 가격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우리금융이 최근 포스증권 등 소형 증권사 접촉에 나선 것을 두고 증권사 라이선스를 얻은 뒤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마지막 하나 남은 종금사인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플랜B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는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보험사 M&A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은 이미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면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다만 BNK금융은 과거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오는 2026년까지 자회사 인수가 제한돼 있어 PEF가 조성하는 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고 향후 최대 출자자 지위를 확보하는 등 장기적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계획을 세웠다. BNK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분야로) 스펙트럼을 확대해야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보험업계의 여러 가지 후보를 검토하고 있고,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후보군 중 하나"라고 말했다. BNK금융은 매물로 나온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다 테이블에 올려뒀지만 생보사보다는 손보사 인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Sh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의 숙원사업인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M&A 전담부서인 M&A 추진실을 신설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h수협은행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와 캐피털사를 먼저 인수해 지주사 형태를 갖추고 오는 2030년까지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한 상태다. Sh수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매물을 신중하게 찾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은 중앙회에서 상호금융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자산운용사, 캐피탈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금융지주사들이 M&A를 통해 비은행 분야를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최근 자회사 포트폴리오 내 비은행 계열사의 보유 여부가 실적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기준 금융지주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KB금융지주는 약 29.9%에 달하지만 우리금융은 12%에 그쳤다. KB금융은 적극적인 M&A의 결과물인 KB증권, KB손해보험이 실적을 보완하면서 지주 전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강할 때일 수록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 다각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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