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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BBB급 비우량채 공모 시장 노크, 고금리 메리트 부각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5 16:41

수정 2024.02.05 16:41

[파이낸셜뉴스] 신용도 BBB급 기업들이 우량채가 쓸고 간 공모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양극화가 심해지는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올해 들어 AJ네트웍스, SLL중앙, 두산퓨얼셀, 콘텐트리중앙, 두산에너빌리티 등 5곳이 회사채 발행 명단에 포함됐다.

통상 1월은 AA급 이상의 우량한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주를 이룬다. 연초 자금 집행을 개시하는 연기금 등이 우량채 위주로 포트폴리오 바구니에 담기 때문이다.

올해는 우량채들이 한창 시장에 나오는 가운데 BBB급 기업들도 공모채 시장 문턱을 넘고 있다.
이달에는 콘텐트리중앙(BBB0), 두산에너빌리티(BBB0~BBB+)가 회사채 시장에 나왔다.

콘텐트리 중앙은 이날 400억원어치 자금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오는 16일께 발행할 예정이다. 제시한 금리 밴드는 6~7%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19일 5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다음 28일께 발행할 계획이다.

앞서 SLL중앙(BBB0~BBB+)은 지난달 말 2·3년물 총 740억원어치를 연 7.0~7.590%에 발행했다. AJ네트웍스(BBB+), 두산퓨얼셀(BBB0)은 지난달 수요예측을 완료하고, 이달 7일 각각 300~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는다.

AJ네트웍스가 지난달 28일 300억원 모집을 위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990억원이 들어왔다. 두산퓨얼셀이 400억원 모집을 위해 같은 달 30일 실시한 사전청약에는 2250억원이 몰렸다.

비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의 회사채가 고금리를 메리트로 연달아 수요예측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은 고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이화진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크게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다소 완화됐다"면서 "연초 기관의 자금 집행 수요 등으로 크레딧 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원도 "이달 크레딧 채권시장은 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달 하순 크레딧 채권시장은 월초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초 효과가 이연돼서 나타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추진으로 관련 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재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업황 및 펀더멘털에 따른 (채권 강세)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리인하 기대가 과도했던 만큼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1월 FOMC 이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상반기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1월 고용지표가 견고한 모습을 보였고, 미국 경기가 견고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빠른 금리 인하를 고려할 유인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로 미셀 보우만 연준 이사는 고용 발표 이후 지금은 금리인하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며 "물가 상승 리스크,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적인 금융시장, 타이트한 고용시장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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