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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NS' 감독 "고수위 대사? 쫄지 말자…경직된 자신과 싸웠다" [N인터뷰]②

뉴스1

입력 2024.02.06 07:01

수정 2024.02.06 07:01

LTNS 전고운 임대형 감독 / 티빙 제공
LTNS 전고운 임대형 감독 / 티빙 제공


LTNS 임대형 감독 / 티빙 제공
LTNS 임대형 감독 / 티빙 제공


LTNS 전고운 감독 / 티빙 제공
LTNS 전고운 감독 / 티빙 제공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감독·극본 임대형 전고운)는 지난달 19일 첫 공개 이후 단숨에 화제작에 등극했다. 'LTNS'는 '롱 타임 노 섹스'(Long time no sex)의 약자로,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을 그렸다.

'LTNS'가 공개 초반부터 화제작이 된 이유는 이솜 안재홍의 파격적인 부부 연기 덕분이었다. 두 배우는 부부관계가 소원해진 커플로 등장해 현실적인 부부 연기와 말맛을 살린 대사 소화력, 그리고 밀도 높은 차진 호흡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지난해 '마스크걸'로 충격적인 변신을 선보여 은퇴작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던 안재홍은 연기력으로 또 한번 더 호평을 받았고, 이솜은 진가를 입증했다.

극 초반 'LTNS'는 우진 사무엘 부부가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아 돈을 받아내는 불륜 추적극으로 재미를 안겼으나, 5~6부에서는 우진 사무엘 부부의 반전과 절정으로 치달은 극적 갈등으로 선회, 다이내믹한 전개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불륜, 섹스리스 부부 등 파격적인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회·경제적 문제와 얽힌 결혼생활의 본질을 파고들고, 메시지 도달까지 유려한 흐름으로 완성해 재미와 작품성까지 다잡았다.

'LTNS'를 연출한 이는 임대형, 전고운 감독이다.
임대형 감독은 영화 '윤희에게'(2019)가, 전고운 감독은 '소공녀'(2018)가 대표작이다.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던 두 감독들은 집필부터 연출까지 함께 하며 'LTNS'를 완성했고, 대중으로부터 비범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물건 만드느라 고생했다" "'또드'(또라이 드라마)라는 얘길 들었을 때 신났다"던 두 감독, 이들을 만나 'LTNS'의 흥미로운 비화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대사가 현실적이고 말맛이 돋보이더라. 대사를 쓸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었나.

▶(임대형) 저희는 대사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직접 썼다. 그래서 만약 제가 쓴 대사가 재미가 없으면 채택이 안 된다.(웃음) 고운 감독님이 쓴 대사가 재미가 없으면 그것도 채택이 안 됐다. 둘 다 재미를 느끼고 '이게 웃기다' 하는 것만 살아남았다. 대사를 쓸 때 주안점은 '대사마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게 기본적인 원칙이었고 현장에서 탄생한 대사들도 꽤 있다. 배우들이 준비해온 대사들도 있었다.

▶(전고운) 저희가 둘이니까 가장 장점이 발휘될 수밖에 없었던 게 어쨌든 서로 다른 캐릭터일 것 아닌가. 서로 대화를 하면서 써서 더 그랬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을 써야 한다고 하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하면서 말을 하면서 썼다. 그러다가 수다 수위를 또 낮춰야 했다.(웃음) 수위가 너무 세면 안 되니까 수위를 조절하고 다듬은 게 대사로 옮겨지니까 이게 현실적인 말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부부의 대사가 자극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이다. 이 부분은 의도한 건지.

▶(전고운) 전 그랬던 것 같다. 지금 너무 콘텐츠가 많은 이 시대에서 주목을 끌려면 어떤 식으로든 자극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그런 면이 강해진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개성이 되길 바랐다. 원래 하고 싶었던 건 블랙 코미디였기 때문에 그런 현실적인 얘기들이 디폴트로 깔린 게 아닐까 한다.

-우진과 사무엘이 펜션에서 전화로 상황극을 하며 수위 높은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도 화제였다.

▶(임대형) 저 같은 경우는 은근히 경직된 사고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경직된 저 자신과 많이 싸웠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일부러 되바라지게 써야지 했던 건 아니다. 그 해상 펜션에서 대화를 나누는 신은 어떻게 보면 되게 슬픈 신이기도 하다. 부부가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이 참 가상한데 이 둘은 노력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거다. 그게 슬프기도 하고, 그럼에도 왜 이 부분은 이렇게 안 될까 이 질문에 방점이 있었다. 어쨌든 결혼 제도에 대한 풍자도 있었는데 그래서 이 둘에게 족쇄가 되는 부담이 무엇일까 했을 때 어떻게 보면 결혼이라는 제도 그 허울이 아니었을가 한다. 왜냐하면 마지막에 그 둘이 이혼하고 나서는 (관계가) 된다. 그런 걸 봤을 때 저는 슬픈 감정이 있었다.

▶(전고운) 그런 대사를 솔직하게 표현하다 보니까 수위가 세다는 것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이 정도 표현도 못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우리가 어떤 누군가를 욕하는 게 아니라 부부가 하는 얘기를 그저 쓰려고 하는 건데 우리가 왜 경직돼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 신났던 것도 있었다. '이게 금기도 아닌데, 창작자인데 왜 쫄아야 하지?' 하면서 '일단 내려놓고 지르자라'는 애티튜드가 재밌었다. 이걸 보는 사람도 이 에너지가 전달이 돼서 재밌고, 릴렉스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본을 쓸 때 수위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했는데, 어느 정도 맞춰야 할지 상의를 한 것일지.

▶(전고운) 처음에는 100을 다 풀어놓고 쓰려고 했다. 왜냐하면 저희도 수위에 있어 저항감이 있을 것 아닌가. 최대한 쓰고 나서 거기서 정제하는 게 다듬는 과정이었고, 수위 조절보다는 밸런스를 잡는 것에 훨씬 집중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천박해 보이는 얘기지만 어떻게 보면 사회 비판적인 얘기까지 이 두 가지를 다 가져가서 어떻게 하면 재밌게 잘 버무릴까, 밸런스를 잡는 게 가장 큰 미션이였다.

▶(임대형) 대사의 표현에 있어서는 가감 없이, 스스로 검열하지 말고 마음껏 써보자, 그런데 그것도 생각할 수 있는 어떤 한계가 있는데 그 한계를 계속 넘으려 했다.

-작품 내내 물과 관련된 이미지가 많이 나온다.

▶(임대형) 집에도 비가 오고 사무엘 택시도 침수가 되고 물통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그런 디테일이 쌓인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물은 부부에게 닥쳐오는 어떤 재난을 이미지화한 것 같다.

▶(전고운) 저희가 크게 의도를 하진 않았는데 무의식적인 어떤 것도 창작의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하는데 다 하고 나니까 물이 엄청 많더라. 재홍 배우가 한 말이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는데 물은 차가워져서 얼어버릴 수도 있고, 뜨거워져서 기화가 될 수도 있는데 이게 부부관계나 사랑이란 걸 표현하기에 너무 적절한 것 같더라. 그 비유가 공감이 갔다.

-디테일한 설정이 궁금해지는데, 우진과 사무엘은 딩크였나. 또 이름이 주는 느낌이 있는데, 임박사무엘이라는 이름은 마초스러움과 거리가 멀고, 우진은 털털한 아내의 면모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전고운) 이 부부 관계도 중요한 사회상을 그린다고 봤다. 우리나라 콘텐츠에서는 부부가 나오면 항상 아이 얘기가 끼어들더라.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가 없는 부부도 많으니까 아이를 뺀 부부의 이야기를 가져오는 이야기로 지금 시대를 풀어보자 했다. 임박사무엘이란 이름은 성격을 단면적으로 표현하기 되게 재밌다고 생각해서 디자인과 풍자의 개념으로 그렇게 했다.

▶(임대형) 임박사무엘, 다섯 글자 왠지 구구절절하지 않나.(웃음) 임박이라는 성이 되게 양성평등주의자 같았다. 사무엘은 영어식이면서 기독교적인 이름인데 사실 이름 짓는 데 한달이 걸렸다.(웃음)

-후반부 택배기사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낙서를 하고 사라지는 등 스릴러적인 장르의 이야기로 흐를까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평범한 택배기사였다. 어떤 의미의, 어떤 기능의 캐릭터였나.

▶(전고운) 택배기사는 장치적이다.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낙서와 함께 시작되는데 보통 단서라고 하면 거기에 매몰돼서 긴장감을 갖고 가는듯하지만 사실 별거 아니다. 그래서 작은 단서를 이용한 장치마저도 풍자적으로 쓰고 싶었다.
택배기사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고, 실제로 무거운 걸 나르시다가 다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들었다. 누구나 자기는 되게 잘 살려고 노력하고 남한테 피해를 안 끼치려고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장치지만 풍자를 곁들여서 넣고 싶었던 부분이었다.

<【N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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