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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팔면 물류비만 690원" 작은 기업들 부담 더 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6 12:00

수정 2024.02.06 12:00

대한상의, 2023년 '기업물류비 실태조사'
매출액 500억 미만 기업 비중 7.8% 달해
매출액 3000억 이상 기업 물류비의 두배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들이 1만원을 팔면 물류비로 69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의 물류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나 물류시설 스마트화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 및 도·소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도 4분기에 실시한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6.9%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규모별로는 매출액 500억 미만 중소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다. 이는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의 물류비(4.4%)의 두 배에 달한다.

대한상의 관게자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 물류비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9%)과 소매업(10.6%)의 물류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료품은 상품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적으로 냉동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전체 물류비 중 온도에 영향을 받는 정온제품을 취급하는 물류비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조사를 시작한 2016년 7.9%였던 정온제품 물류비 비중은 2022년에는 36.3%로 4.6배나 확대됐다. 식료품 등의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저온으로 운송하는 유통체계인 '콜드체인'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품목 중 콜드체인이 동반되는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서비스 상품군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7년부터 23년까지 연평균 31%씩 증가하면서 6년간 시장규모가 13.2조원에서 67.1조원으로 5.1배 성장했다.

이상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선식품 외에도 산업재 부문에서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등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제품을 관리해야하는 정온물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며 "상품을 저장, 수송, 유통하는 공급망 전과정에서 온·습도 이력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콜드체인 기술과 시스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물류비 절감 비용 방안으로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를 1순위(37.6%)로 꼽았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로는 '자금 융자 등 지원 확대'가 37.6%로 가장 많았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지난 몇 년 간 코로나, 러-우 전쟁, 홍해를 비롯한 중동리스크 등으로 유가와 해상운임이 오르는 등 높은 물류비가 상수화되고 있다"며 "소기업은 공동물류를 통해 물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중소기업 간 물류협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유통기업에 대해서는 유통물류시설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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