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팍팍한 유통업계 또 다른 변수된 '날씨'...패션업계 겨울 장사 좌지우지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0 09:00

수정 2024.02.10 09:00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인 지난해 11월 8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겨울 옷을 고르고 있다. 뉴스1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인 지난해 11월 8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겨울 옷을 고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들쭉날쭉한 날씨가 유통업계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 겨울 날씨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말 대신 '11온10한'이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날씨 변동성이 커지면서 패션업계에서는 겨울 장사를 망쳤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반기는 곳도 있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여름 특수 상품으로 꼽히는 아이스컵과 음료 매출이 늘어나면서 또 다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 아웃도어 매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5.4%로, 전년 같은 기간(18%)보다 12.6%포인트 떨어졌다. 극한 추위와 봄날씨 같은 따스한 날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아웃도어 매출이 예년만큼 크게 늘지 않은 것이다. '가장 따뜻한 날'과 '가장 추운 날'의 기온 차가 20.6도에 달했던 지난해 12월에는 이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아웃도어 매출 증가율은 2022년 12월에는 전년과 비교해 40.2%였지만, 지난해 12월에는 5.4%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2022년 12월 매출 증가율은 51.4%에 달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1.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매출을 올리는 겨울 성수기에 '변동성 큰 날씨'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패션업계는 울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파가 계속되거나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날씨 변동성이 크지 않아야 옷이 잘 팔린다"며 "기온이 들쭉날쭉하면 한파가 몰아쳐도 '며칠만 참으면 따뜻해지겠지'라는 생각으로비싼 헤비 아우터에 지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W컨셉 인기 상품 '몰리올리 플리스 컬리 퍼재킷'. W컨셉 제공
W컨셉 인기 상품 '몰리올리 플리스 컬리 퍼재킷'. W컨셉 제공

초겨울 대표 상품인 무스탕이나 핸드메이드 코트, 재킷류 등 멋내기용 겨울 아우터가 한겨울에 두드러진 매출을 올리는 것도 '겨울 같지 않은' 올해 겨울 날씨 영향이다. W컨셉에서는 지난해 12월 무스탕을 비롯한 퍼(fur) 제품이 전년 대비 10% 더 많이 팔렸고, 겨울 초입이 대목인 핸드메이드 코트(40%), 재킷(35%) 매출도 크게 늘었다.

편의점업계는 여름 특수 상품이 겨울에도 잘 팔리면서 '따뜻한 겨울'을 반기는 분위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도 올 1월 빙과류 매출이 전년 대비 74.3%, 지난해 12월에는 123.9% 증가했다. 여름에 불티나게 팔리는 컵얼음은 같은 기간 28.9%, 47.4% 늘었다.
빙과류와 얼음컵은 기온이 치솟는 한여름 효자상품인데, 겨울에도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지난해 12월~올해 1월 사이 아이스크림 매출이 15.8% 늘었고, 자체브랜드(PB)인 겟(get) 커피 아이스는 19.7% 더 많이 팔렸다.
GS25 관계자는 "전년 대비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여름 특수를 누리는 빙과류, 얼음컵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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