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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부활' 빗썸, 30%대 점유율 지켰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6 18:28

수정 2024.02.06 18:28

업계 최저 수수료 장점 여전
빗썸이 4개월 동안 시행하던 '제로(0) 수수료' 정책을 내려놓은 후에도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고 있다. 업계 최저 수준으로 수수료를 조정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간에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기준 빗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5억6771만달러(약 7539억원)로 집계됐다. 5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거래 비중은 32.88%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4일부터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던 빗썸은 이달 5일 0시부터 모든 가상자산에 0.04%의 수수료를 물리기로 했다.


빗썸은 '수수료 무료'를 실시한 4개월 동안 평균 26.73%의 점유율을 보였다. 무료화 직전 4개월(2023년 6월 5일~10월 4일)의 평균(13.18%)에 비해 2배로 뛴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증한 1월에는 35.80%까지 점유율이 확대되기도 했다.

'제로 수수료'를 포기한 첫날에도 30%대의 시장점유율을 지켜낸 것이다. 빗썸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빗썸 관계자는 "아직 점유율을 유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앞으로 최소 3일에서 일주일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빗썸이 점유율을 지켜낸 원동력은 '업계 최저 수수료'와 '확실한 리워드'가 꼽힌다. 빗썸은 기존 거래수수료(0.25%)보다 84% 낮은, 업계 최저 수준(0.04%)의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주던 수수료 할인쿠폰을 무료로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최근 한 달 간의 거래량을 바탕으로 6개의 멤버십 등급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등급 거래자는 0.003%의 거래 보상(리워드)을 받고, 한 달에 1000억원 이상 거래하는 블랙등급 거래자는 거래 보상 0.01%, 메이커 리워드 0.01%, 특별 메이커 리워드 0.05% 등 총 0.07%의 거래 보상을 받는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빗썸이 수수료를 올리기 직전인 2월 3~4일에 거래량이 폭발했다"며 "수수료가 생기기 전에 더 높은 등급으로 올리고자 거래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4~5일 빗썸의 24시간 거래량 비중은 74.57%, 83.97%에 달했다.

빗썸이 쏘아올린 '수수료 인하' 경쟁에 업계도 긴장하는 눈치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빗썸의 '수수료 무료' '수수료 인하' 정책은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1~2등 업체들의 수수료율이 0.04~0.05%이고, 3~5등 수수료가 0.20%라서 고민이 많을 것"라고 전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 중개 수수료와 비교하며 코인 거래소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고객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수수료와 리워드 경쟁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낮은 수수료가 기업 빗썸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수료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빼앗긴 업비트 측은 "수수료 조정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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