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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 공동 투자기회 노려 글로벌 투자 주도권 잡아야"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6 18:30

수정 2024.02.06 19:45

나성수 파인스트리트운용 대표
지난해 인프라 순자산 9000억↑.. 실사 130건 중 실제 투자 단 8건
보수적 접근으로 원금손실 '0%’..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 지분 참여
해외 운용사 선진 투자기법 체득
"해외 사업 공동 투자기회 노려 글로벌 투자 주도권 잡아야"
#. '깐깐함'으로 인프라 투자의 혹한기를 이겨냈다. 지난해에만 인프라 순자산을 9000억원 가까이 늘렸다. 이는 독립계 운용사 가운데 최대 규모이고, 톱티어 운용사에서도 드문 성과로 평가된다.

2019년 7월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나성수 대표(사진)의 투자 스토리다. 취임 후 자산 손실율은 '0%'를 유지하고 있다.

파인스트리트운용은 인프라·기업금융 전문 대체투자 운용사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인스트리트운용의 인프라 순자산(2023년 기준)은 전년 대비 약 8700억원 증가했다. 약정 기준으로는 2조3000억원이 늘어나 총 5조1000억원이 됐다. 투자금액은 3조4000억원 규모다.

기업금융부문의 운용자산도 같은 기간 약 7000억원이 늘었다. 2023년 약정 기준 4조2000억원으로, 투자규모는 2조7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파인스트리트운용의 인프라 투자는 영국 해상풍력 신재생에 대한 지분(에쿼티) 투자, 재간접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나 대표는 "적극적인 공동 투자기회를 확보하고,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투자 규모를 키웠다"며 "대표 취임 이후 전체 자산 손실율 0%, 문제자산 0%일 뿐만 아니라 블라인드펀드의 초기 투자 성과가 좋았은 점이 투자자(LP)들의 신뢰를 이끌어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파인스트리트운용은 투자대상을 실사할 때 건당 내부 실사보고서가 100페이지가 넘을 만큼 신중하게 투자한다. 2021년부터 130건 이상 검토했으나 실제 투자는 8건에 그쳤을 정도로 깐깐하게 이뤄졌다.

나 대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금리 상승과 상관없이 인프라에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며 "인프라는 사람이 살 때 필요한 자산인 만큼 가장 안 좋았을 때가 10~20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사모대출 투자는 원금손실을 막을 수 있다. 지분 투자도 최악의 상황에서 최소 선순위대출 이자율을 웃도는 투자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K-컬쳐, K-팝을 뛰어넘는 K-인프라 투자사로서 글로벌과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많은 국내 운용사들이 골드만삭스, JP모간, 블랙스톤, 칼라일의 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 달리, 파인스트리트운용은 지난해 4억달러를 직접 투자했다.

나 대표는 "해외 운용사가 '선진'인 것은 맞다. 하지만 단순히 재간접 투자만 추구한다면 그들의 선진기법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파생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공동투자를 통해 그들의 투자를 이해하고, 국내 운용사가 주도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파인스트리트운용은 2021년 2억85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인프라 대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 지금까지 80%를 소진했다. 75% 이상을 선순위에 투자했음에도 환 헤지 전 기준으로 순내부수익률(IRR)이 8~9%에 이른다.
지금은 3억~4억달러 규모의 2호 펀드 모집에 착수한 상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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