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머리·척추수술 접착제 뿌리고 빛 쪼이면 바로 봉합"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7 14:02

수정 2024.02.07 14:07

부산대, (주)에스엔비아에 '광(光)가교 경막봉합 실란트' 기술 이전
순간접착(3~5초 이내)이 가능한 히알루론산 기반 광가교 방식 경막봉합 실란트 개념도와 토끼 경막봉합 수술에 적용하는 사진. 부산대학교 제공
순간접착(3~5초 이내)이 가능한 히알루론산 기반 광가교 방식 경막봉합 실란트 개념도와 토끼 경막봉합 수술에 적용하는 사진. 부산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머리·척추 수술때 접착제 뿌리고 빛 쪼이면 5초 내에 경막봉합이 끝납니다."
부산대 연구팀이 첨단 의료용 광(光)가교 소재 기술로 '외과용 조직봉합'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머리나 척추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경막 절개 부위에 접착제를 도포하거나 부착한 후 빛을 쪼이면 수술때 절개했던 경막이 순간 봉합되며 지혈까지 완료되는 새로운 의료용 기술이 개발됐다.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최경민·기계공학부 교수)은 부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성운)·부산대학교기술지주(주) 제17호 자회사인 (주)에스엔비아(대표이사 이강오)와의 산·학·병(産·學·病) 협력을 통해 신경외과용으로 사용 가능한 '히알루론산 기반 광가교 액상접착제 및 지혈 패치' 개발에 성공, 지난 5일 기술이전 계약체결까지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이혜선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 부산대학교 양승윤 교수(교신저자), 부산대학교병원 남경협 교수(교신저자)(왼쪽부터). 부산대학교 제공
이혜선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 부산대학교 양승윤 교수(교신저자), 부산대학교병원 남경협 교수(교신저자)(왼쪽부터). 부산대학교 제공


부산대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히알루론산을 이용해 각막 봉합과 안구재건 수술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안과용 광가교 액상접착제'를 선보인 후 후속 연구를 통해 지혈에 대한 광범위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신경외과 임상현장에서 사용가능한 '광가교 경막봉합용 실란트'를 이번에 개발 성공함으로써 의료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현장에서는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상처 봉합을 외과학의 오랜 난제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신경외과 분야에서는 봉합사를 이용해 경막을 봉합하지만 시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바늘에 의한 추가적인 조직손상이 우려돼 새로운 조직접착 및 봉합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조직접착제와 경막봉합용 접착제가 개발됐지만 점막과 출혈부위에서도 높은 접착력을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지혈효과를 발휘하고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제품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상용화된 제품은 사용때 압박으로 인한 뇌부종의 우려도 있었다.

이번에 3개 기관이 공동개발한 신경외과용 경막봉합 실란트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화학적 가교(crosslinking) 방식이 아닌 '빛에 의한 광가교(photo-crosslinking)' 방식을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광가교를 이용하면 임상의가 원하는 순간에 간단한 광조사만으로도 5초 미만의 짧은 시간 내에 순간적인 봉합 및 지혈이 가능하다.

공동연구자인 부산대병원 신경외과 남경협 교수는 "신경외과의 경우 수술 완료 후 경막봉합 단계에서 섬세한 기술과 함께 장시간이 소요되며, 경막이 완벽하게 봉합되지 않을 경우 뇌척수액 누출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신경외과 분야에서는 임상의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접착제와 지혈패치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개발된 경막봉합용 실란트는 생체고분자를 사용하므로 자연적으로 흡수되며, 인체 내에서 이물반응이나 염증의 위험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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