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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부터 하만까지...GM 회장, 삼성과 동맹 확대한다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7 17:07

수정 2024.02.07 17:07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 연합뉴스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방한한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과 전격 회동했다. 배터리 뿐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음향기기 등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및 모빌리티 사업 전반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GM은 LG화학과는 24조원 규모의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전기차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

삼성SDI·전자·하만까지...전방위 협력 논의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라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 삼성 서초사옥에서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전자 메모리·시스템LSI사업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날 회동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장(사장), 하만 마이클 마우져 최고경영자(CEO)와 크리스찬 소봇카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바라 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은 삼성SDI, GM이 진행 중인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차량용 카메라 모듈, 음향기기,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 영역 관련 협력 가능성 등에 폭넓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이미 GM과 깊은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30기가와트시(GWh) 배터리 합작법인(JV)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공급 예정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가운데)이 7일 오전 10시20분께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권준호 기자
최윤호 삼성SDI 사장(가운데)이 7일 오전 10시20분께 메리 바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권준호 기자
특히, 바라 회장과 최윤호 사장은 이날 오전 8~10시20분까지 2시간 넘게 사업을 논의했다.

삼성-GM 대규모 동맹 열리나
최주선 사장은 그보다 1시간 뒤인 11시 10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최주선 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잘 했다"고 짧게 답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아우디, 페라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GM은 아직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한 사례가 없다.

업계는 이번 회동을 통해 삼성전기, 삼성전자, 하만도 GM과 협업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발표한 4대 신사업 분야에 전장을 포함했다. 특히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자율주행용 고화소 카메라 모듈 등 제품 공급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국제 모터쇼'(IAA 모빌리티 2023)에서 차량용 시장에 맞춘 고성능, 저전력, 고신뢰성의 메모리 반도체 라인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만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JBL와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등과 카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 바우어앤윌킨스 등을 보유한 삼성전자 자회사다. 현재는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렉서스, 독일 완성차 업체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에 카오디오를 공급하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오는 2035년 12월 31일까지 GM과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24조7500억원 가량이다. 양사가 거래할 양극재 물량은 50만t 이상이 될 전망이다. 양극재 50만t은 50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EV)에 탑재되는 배터리 약 5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다만 바라 회장과 LG그룹 경영진이 만남을 실제로 가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라 회장과 만남과 관련) 죄송하다.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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