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개인 팔고 기관 사고… '에코프로 형제' 베팅 누가 웃을까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7 18:25

수정 2024.02.07 18:25

실적 부진·수요 둔화 우려.. 작년 고점 대비 3분의 1토막
반등 모색 vs 추가 하락.. 증권사도 투자의견 제각각
개인 팔고 기관 사고… '에코프로 형제' 베팅 누가 웃을까
에코프로 형제를 향한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인한 수요 둔화,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등으로 개인은 연일 털어내는 반면, 기관은 저점 매수에 들어간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매수'와 '매도'로 투자의견이 갈린다.

■개인 '팔자'VS기관 '사자'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75% 오른 57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6.71% 상승한 23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5대 1 액면분할과 에코프로비엠의 코스피시장 이전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다만, 이 같은 반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주가는 부진하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 각각 10.51%, 19.97% 하락했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 26일(에코프로·153만9000원·에코프로비엠·58만4000원)과 비교하면 현 주가는 3분의 1 토막이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개인이다. 올해 들어 개인은 에코프로를 16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닥시장 순매도 1위에 올려놨다. 이날도 에코프로를 483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29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실적 부진, 수요 둔화 우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까지 악재만 겹겹이 쌓이면서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4분기 에코프로는 12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114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2952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51.90%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보면 물량이 약 24% 감소했고, 원자재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 훼손이 발생했다"며 "수출입 데이터에 따르면 충북 오창과 경북 포항의 양극재 수출량이 전분기 대비 각각 49%, 37% 줄었고, 특히 SK온 전기차향 양극재 감소 폭이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기관은 조정을 틈타 에코프로 형제를 주워 담고 있다. 올해 들어 기관은 에코프로비엠을 1063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 1위다. 이어 에코프로를 626억원 순매수하며 2위에 올려놨다.

■증권가도 의견 분분

에코프로 형제에 대한 증권가의 의견도 분분하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이며 업종 내 매력도가 높다는 목소리와 함께 여전히 펀더멘탈(기초체력) 대비 주가가 높아 하락 위험이 남아있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김정환 연구원은 "수익성 훼손의 배경인 양극재 가격 하락은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SDI와의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의 신공장 가동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내년에는 높은 양극재 출하량 증가율을 보일 것이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2만원을 유지했다.

반면, 상상인증권 유민기 연구원은 "코스피 이전상장과 액면분할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실적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완성 셀업체가 1·4분기 바닥을 다져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 등 다른 곳에 수급이 몰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도 "수요 부진, 전기차 시장 위축, 경쟁 확대, 셀 업체의 자체 조달 비중 확대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 실적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면서 "현 주가는 기초체력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하락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도'를 지켰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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