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수본' 꾸린 정부 의협 총파업에 "법적 모든 수단 동원할 것"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8 16:49

수정 2024.02.08 16:49

정부, 의사단체 총파업 대응해 '중수본' 구성해 대응
의대 증원에 대한 의협 주장에 정부 "전혀 사실 아냐"
강경대응 예고해 "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 동원할 것"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행동 대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계 집단행동 대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총파업에 대응해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본격 가동하고, 불법적 집단행동을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가 설 연휴 이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는 의료인들에 대해 집단행동이 아닌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해달라면서, 일부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동요하지 말고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중수본 구성해 총파업 대응.."의협 주장 사실 아냐"

8일 보건복지부는 중수본 회의를 갖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의료계의 총파업에 대해서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며 총파업 절차에 나선 의협의 향후 단체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중수본을 설치하고 이날까지 3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중수본 회의를 통해 의료계의 불법적 집단행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의료개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부는 위기의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불공정한 의료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해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로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의 의사 증원 계획 발표 이후 의사 단체와 일부 의사들이 총 파업 입장을 표명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내용과 상반된 전혀 사실이 아닌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증원이 비과학적이고 정치적 결정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박 차관은 "증원 필요성을 알면서도 정치적 고려 때문에 하지 못한 것이고, 증원 규모는 정부 국책연구기관인 KDI와 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학교 홍윤철 교수 등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학 교육의 질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박 차관은 "증원이 되어도 교육의 질이 떨어질 우려는 없다"며 "40개 의과대학의 교육역량을 평가했고, 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인증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의 예과 과정이 있어 보완 시간이 있고, 기초의학 각 과목별 교수를 늘리고 필수의료 교육을 내실화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의대 쏠림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의대증원 2000명은 공학계열과 자연계열 정원 12만4000명의 1.6%에 불과해 쏠림이 가속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 공급이 늘어나면 의사 인력에 대한 초과수요가 해소돼 의대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등이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이 '일방적 결정'이라는 주장에 대해 박 차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정부는 각 계와 130회가 넘는 협의를 진행했고, 의정협의체를 28차례 갖고 논의했다"며 "의사단체가 제시한 수가인상과 의료사고 부담 완화, 근무여건 개선 등은 필수의료 대책에 담아 앞서 발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대응 예고한 정부 "총파업 있어서는 안돼"

박 차관은 "이날까지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응해) 3차례 중수본 회의를 진행했고, 중앙과 지자체에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설치,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현재 파입이 시행된 의료기관은 없고 진료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법에 근거해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과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렸다"며 "정부는 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범정부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발표한 지난 6일 오후 서울의 한 응급진료센터 앞에 ‘과밀화로 인한 진료 지연’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제공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발표한 지난 6일 오후 서울의 한 응급진료센터 앞에 ‘과밀화로 인한 진료 지연’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제공


앞서 정부는 이번 의대 증원에 대한 의협 등 의사단체의 집단행동 등 반발에 대해 강경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집단 휴진 등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는 의료법 59조에 따라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개정 의료법 시행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다면 의사 면허까지 박탈될 수 있다.

박 차관은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법적인 부분을 포함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총파업을 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대화해 나가겠다"며 "의료인 여러분께서는 집단행동이 아닌 정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집단행동 움직임에 동요하지 말고, 지금과 같이 환자의 곁을 지키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협받는 총파업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의료계와의 대화 노력을 끝까지 놓지 않고 경주하도록 하겠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법에 정해진 권한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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